사과도 해명도 없는 박나래의 입장문은 득일까, 독일까.
최근 갑질 의혹을 시작으로 논란의 중심이 된 개그우먼 박나래가 법적절차 전 마지막 입장문을 발표했다. 직접 등장해 2분 23초 분량의 영상으로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논란들에 입을 연 박나래였다. 다만 박나래의 입장문은 의혹에 대한 해명도, 논란도 없어 대중의 반응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15일 유튜브 채널 ‘백은영의 골든타임’에는 “누군가 상처 받거나 불필요한 논쟁 원치 않아”라는 제목으로 최근 불거진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박나래의 영상이 공개됐다.

2분 23초 분량의 이번 영상에서 박나래는 다소 지치고 피곤한 모습으로 등장해 고개를 먼저 숙였다. 박나래는 먼저 “최근 제기된 사항들로 인해 많은 분들에게 걱정과 피로를 드린 점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저는 이 문제들로 인해 제가 하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했습니다. 전 더 이상 제작진과 동료들에게 혼란이나 부담이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런 선택을 했습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나래는 “현재 제기된 사안들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차분히 확인해야 할 부분들이 있어 법적 절차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추가적인 공개 발언이나 설명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안은 개인적인 감정이나 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공식적인 절차를 통해 객관적으로 확인되어야 할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라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선택은 누군가를 비난하거나 책임을 따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감정과 개인적인 판단을 배제하고 절차에 맡겨 정리하기 위한 판단입니다. 현재 수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또 다른 누군가가 상처를 받거나 불필요한 논쟁으로 번지는 것은 제가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라고 그동안 입장을 전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박나래는 “그래서 저는 당분간 모든 활동을 멈추고 이 사안을 정리 하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제 자리에서 책임과 태도를 되돌아보겠습니다. 시간이 필요한 문제는 차분히 절차에 맡겨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아껴주셨던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더 이상의 논란을 만들지 않기 위해 이 영상 이후로는 관련 말씀을 드리지 않겠습니다”라고 추후 법적으로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는 태도를 취했다.

박나래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은 지난 8일 개인 SNS에 게재한 방송 하차 선언문 이후 처음이었다. 당시 박나래는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어제에서야 전 매니저와 대면할 수 있었고, 저희 사이의 오해와 불신들은 풀 수 있었지만, 여전히 모든 것이 제 불찰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면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를 선언했다.
이후 박나래는 방송에서 사라졌다. 9년째 출연하던 MBC ‘나 혼자 산다’ 녹화에 불참하고 출연자 목록에서 빠졌으며, 이외의 방송에서도 최대한 편집됐다. 그리고 박나래는 법적 절차를 밟으면서 따로 입장 없이 침묵했다.
문제는 박나래의 방송 하차 선언 후에도 의혹과 논란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전 매니저들의 갑질 의혹 폭로를 시작으로 이른바 ‘주사이모’ 사건이 터지면서 불법 의료 행위 의혹도 불거졌다. ‘주사이모’ 사태는 박나래 이외에도 그룹 샤이니 멤버 키 등이 거론되면서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더불어 박나래의 설명과 달리 전 매니저들이 방송과 언론 매체를 통해 ‘오해와 불신을 풀 수 있었다’는 입장을 반박하고 나서 거짓 입장 의혹까지 더해졌다. 의혹에 의혹이 더해지면서 박나래와 동료들이 했던 과거 발언들까지 ‘파묘’됐고,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그럼에도 박나래는 해명 대신 법적 절차와 침묵을 택했다. 2분 23초의 영상에서 사과도 해명도 없었다. 전 매니저들의 폭로가 사실인지 밝혀지지 않았고, 법적으로 문제 해결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섣부른 판단을 할 수는 없다. 다만 그동안 박나래를 지켜보고 응원했던 팬들과 대중에겐 ‘추가 발언은 없다’는 마지막 선언보다는 좀 더 예의를 지켜야 하지 않았을까. 박나래가 굳이 직접 밝힌 ‘마지막 입장문’이 아쉬운 이유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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