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악해" 심경고백한 지 2년 만..경찰까지 출동한 유명 피아니스트 [핫피플]
OSEN 김수형 기자
발행 2025.12.17 06: 56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과거 음란 사진 전송 의혹과 관련해 억울했던 심경을 털어놓은 지 2년 만에,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겨 충격을 안겼다. 무혐의 처분 이후에도 이어진 논란과 심리적 고통이 결국 위태로운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한다.
앞서 임동혁은 지난 2023년 10월 자신의 SNS를 통해 “드디어 제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이젠 말할 수 있다’는 그날이 왔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당시 자신을 둘러싼 음란 사진·메시지 전송 의혹과 관련해 “70개에 가까운 기사들이 복붙 수준으로 재생산되며 인격 살인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임동혁은 “너무 억울했지만 저까지 언론 플레이를 하고 싶지 않았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수사 과정 내내 침묵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는 말만 반복하며 버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실제로 검찰로부터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고, 이를 증명하는 불기소 통지서를 공개하며 무고함을 강조했다. 임동혁은 “너무 당연한 결과였지만, 상식이 통하지 않는 세상을 보며 조바심이 났다”며 “사건의 전말을 입증할 물증은 있지만, 그 진실이 너무 추악해 제가 삼키겠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대중은 진실 여부와 상관없이 이슈가 되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며 미투 국면 속에서 느낀 좌절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럼에도 저를 믿고 기다려준 팬들과 동료 음악가들에게 감사하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2년 뒤인 2025년 1월 16일, 임동혁은 자신의 계정에 유서로 추정되는 자필 편지를 남기며 또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그는 글에서 “평생 연주자로 살아오며 지독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2015년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항우울제를 복용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음악이 제 전부였다”며 “제가 떠난 뒤 공개될 자료가 있다”고 적어 극단적 선택을 암시했다. 해당 게시글을 본 지인과 누리꾼들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임동혁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모처에서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동혁은 편지를 통해 전 부인 A씨, 또 다른 인물 B씨와의 갈등을 언급하며 억울함과 심리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음란 메시지 전송 의혹에 대해 재차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성매매 혐의로 벌금형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잘못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건의 배경에 대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특히 그는 “하루에 향정신성 약을 포함해 20여 알을 먹고 있다”며 “너무 외롭고 고독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가 천사는 아니었지만, 이 세상은 제가 살기엔 너무 혹독했다”며 무너진 심신 상태를 솔직히 밝혔다. 임동혁은 “제 음악만큼은 믿어달라. 제 음악은 천박하지 않다”고 호소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끝까지 음악가로 남기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한편 임동혁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등 세계 3대 콩쿠르를 석권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깊이 있는 해석과 인간적인 연주로 국제 무대에서 큰 사랑을 받아왔다. 화려한 명성 뒤에 숨겨진 그의 긴 고통의 시간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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