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선수가 손흥민 대체자?' 당치도 않았다..."시작 알렸다" 평가에도 '갸웃'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2.17 16: 13

손흥민(33, LAFC)은 정말로 ‘대체 가능한 존재’였을까. 짧은 환영과 한 경기의 착시는, 오래가지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6차전에서 슬라비아 프라하를 3-0으로 제압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완승이었다. 그날, 또 하나의 장면이 더해졌다. 미국 LAFC로 이적한 손흥민이 처음으로 영국 땅을 다시 밟아, 토트넘 팬들 앞에 섰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서울에서 열린 뉴캐슬전 이후 토트넘 유니폼을 벗었다. 이적 직후 곧바로 미국으로 향하며, 현지 팬들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나눌 기회도 없었다. 이날은 사실상 '늦은 작별'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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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팬들 앞에서 "정말 특별한 순간이다. 이런 유산이 토트넘 안에 오래 남았으면 좋겠다. 좋은 선수이기도 했지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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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는 손흥민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영입된 모하메드 쿠두스와 사비 시몬스가 나란히 골을 기록했다.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라는 단어가 따라붙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최근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서 해리 케인 다음으로 가장 성공적인 선수"라며 "그의 귀환은 팬들에게 많은 추억을 불러일으켰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매체는 불편한 결론을 덧붙였다. "시몬스는 장기적으로 손흥민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7번을 물려받은 그는 득점으로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렸다"라는 평가였다. 손흥민의 시대가 끝났다는 듯한 뉘앙스였다.
그 판단은 단 4일 만에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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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14일 노팅엄 포레스트 원정에서 0-3으로 무너졌다. 완패였다. 쿠두스와 시몬스는 모두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쿠두스는 평점 6.0, 시몬스는 6.5에 머물렀다. 공격의 중심을 잡아야 할 두 선수는 경기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손흥민과 호흡을 맞췄던 히샬리송 역시 최전방에서 고립됐고, 6점대 초반의 평가를 받았다. 전체적인 공격의 무게감은 눈에 띄게 가벼웠다. 상대 수비를 흔들던 날카로움, 한 번의 침투로 경기를 바꾸던 긴장감은 사라졌다.
한 경기의 득점으로 '대체 가능'을 말하기엔, 손흥민이 남긴 시간과 영향력은 너무 길었다. 토트넘의 현재는 그 공백이 단순한 포지션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드러냈다. 손흥민은 떠났지만, 그의 그림자는 여전히 런던에 남아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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