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입장권 가격을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론의 거센 반발 속에 FIFA가 결국 ‘최저가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근본적인 해법이 될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FIFA는 17일(한국시간)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104경기 전 경기를 대상으로 최저 60달러(약 8만 9000원) 입장권을 새롭게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티켓은 ‘서포터 엔트리 티어(Supporter Entry Tier)’로 명명됐으며, 참가국 축구협회를 통해서만 구매할 수 있다. 각국 협회가 자체 기준을 적용해 선정한 팬들에게 한정 판매되는 구조다.

이번 조치는 북중미 월드컵 입장권 가격이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결과로 해석된다.
앞서 공개된 가격에 따르면 조별리그 입장권은 180~700달러(약 27만~104만 원), 결승전 티켓은 무려 4185~8680달러(약 620만~1286만 원)에 달한다.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입장권 가격이 69~1607달러(약 10만~238만 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대회 규모 확대를 고려하더라도 인상 폭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유럽 팬들의 반발은 특히 거셌다. 유럽 축구 팬 단체인 풋볼 서포터스 유럽(FSE)은 성명을 통해 “이번 월드컵의 가격 정책은 전례 없는 배신”이라며 “대회를 만들어온 핵심 주체인 팬들의 접근권을 철저히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가격 정책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FIFA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FIFA는 “전 세계적으로 월드컵 입장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대회를 통해 발생한 수익은 축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재투자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전체 예산의 90% 이상을 211개 회원국의 남·여·유소년 축구 육성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은 “60달러 최저가 입장권은 전체 좌석의 약 1.6%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상징적 조치에 그칠 가능성을 짚었다. 고가 티켓 중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평가다.
사상 첫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는 북중미 월드컵은 이미 ‘역대 최대 규모’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다. 그러나 축구 축제의 문턱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인식이 확산된다면 흥행의 의미 역시 퇴색될 수밖에 없다.
FIFA가 내놓은 60달러 입장권이 진정한 해법이 될지, 아니면 비판을 잠시 누그러뜨리기 위한 미봉책에 그칠지는 시간이 답을 내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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