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계단' 아래에서 올라온 3부 팀이 레알 마드리드를 끝까지 몰아붙였다. 레알은 간신히 살아남았고, 톨레도는 거의 역사를 쓸 뻔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0일(한국시간) 스페인 톨레도 탈라베라 데 라 레이나의 에스타디오 엘 프라도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코파 델 레이 32강전에서 CF 탈라베라(스페인 3부)와 난타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이어진 탈라베라의 총공세를 골키퍼 안드리 루닌이 막아내며 '대이변'을 겨우 피했다.
출발부터 분위기는 예상과 달랐다. 탈라베라는 전반 초반부터 과감하게 맞섰고, 레알은 점유율을 쥐고도 번번이 골문 앞에서 막혔다. 탈라베라 골키퍼 하이메 곤살레스가 음바페의 첫 슈팅을 막아내는 등 선방을 연달아 쌓으면서, 4,000~6,000석 규모의 작은 경기장이 '거인의 방문'을 버텨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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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이 균열을 만든 건 전반 막판이었다.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탈라베라 수비수 마르코스 모레노가 헤딩으로 걷어내려다 팔에 맞으며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킬리안 음바페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1-0. 그리고 불과 1분 뒤엔 음바페가 측면에서 밀어준 공이 수비수 마누엘 파란도의 몸에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 자책골이 됐다.
전반은 레알의 2-0 리드로 끝났지만, 내용은 전혀 일방적이지 않았다.
후반 들어 레알이 주도권을 더 강하게 쥐었지만, 스코어가 끝내 벌어지지 않았다. 곤살레스의 선방이 계속 이어지며 후반 35분 2-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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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탈라베라는 한 번의 역습으로 판을 뒤흔들었다. 후반 35분 몰리나가 오른쪽 라인을 파고든 파란도에게 길을 열어줬고, 파란도가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리자 교체 투입된 나우엘 아로요가 반대편 포스트에서 마무리했다. 1-2, 홈 팬들이 다시 살아났다.
레알은 곧바로 답했다. 후반 43분 오렐리앵 추아메니의 패스를 받은 음바페가 먼 거리에서 낮게 때린 슛이 골키퍼 몸 아래로 빠져 들어가며 3-1. 승부가 끝난 듯 보였다. 하지만 탈라베라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주드 벨링엄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이 기적의 문을 다시 열었다. 나바로의 킥이 크로스바 아랫면을 때렸고, 흐른 볼을 곤살로 디 렌조가 그대로 꽂아 넣었다. 남은 시간은 얼마 없었지만, 탈라베라는 마지막 한 번을 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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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직전, 몰리나의 크로스에 나바로가 문전에서 머리를 갖다 댔다. 공은 골라인을 향해 굴러들어가는 듯했으나, 루닌이 반사적으로 쳐내며 레알을 구했다. 탈라베라의 '자이언트 킬링'은 몇 cm 앞에서 멈췄고, 레알은 가까스로 다음 라운드 티켓을 움켜쥐었다.
기록도 이날의 흐름을 뒷받침한다. 탈라베라는 슈팅 16개를 때렸고, 기대득점(xG)도 1.61로 적지 않았다. 레알은 xG 2.93을 기록했지만, '깔끔한 승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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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알은 승리했지만, 표정은 밝지 않았다. 3부 19위 팀에게 끝까지 쫓긴 90분은 '거함'의 안도이자 경고였다. 탈라베라는 패했지만, 이날 톨레도에서 보여준 저항과 용기는 결과보다 오래 남을 만한 밤이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