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식 여사 “상속소송은 마지막 선택… 가족의 정과 명예를 위해 침묵해 왔다” [LG家 김영식 여사 인터뷰]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5.12.19 09: 00

최근 LG 가문을 둘러싼 갈등과 소송이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고(故) 구본무 회장의 부인 김영식 여사가 처음으로 자신의 현재 심경과 입장을 상세하게 밝혔다.
최근 본지 인터뷰에 응한 김 여사는 “양아들 구광모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와 파양소송은 단순한 재산분쟁이 아니다”며 “LG가 막대한 조직력과 자금력을 이용해 우리 가족을 괴롭혀 왔고, 가족의 명예와 딸들을 지키기 위해 법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재판 이전에라도 직접 대화를 원한다”고 수십차례 밝혔지만, 구 회장 측으로부터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오는 23일 오전10시, 서울서부지법 410호 법정에서 김영식 여사와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이의 상속회복청구소송 최종 변론기일이 열린다. 3년 가까이 진행된 재판의 종착역을 앞두고 있지만, 가족간 갈등은 아직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광모의 불미스러운 사건, 제보 많지만 참고 인내하는중”
김 여사는 “그 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광모의 불미스러운 일들에 대한 제보를 반복적으로 받아 왔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해당 제보의 구체적 내용이나 사실관계를 공개해 여론재판을 받게 할 계획은 아직 없다”며 “민감한 사안을 외부에 언급하는 것은 가족의 정과 가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해 꾹 참고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그러나 가족의 정과 명예는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만 유지될 수 없다”며 “공적 위치에 있는 인물로서의 책임과 태도에 대해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구광모를 친자식처럼 끝까지 품으려고 했다”
김 여사는 구 회장을 향한 감정에 대해 여전히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구 회장에 대해 “양아들이지만 내 친자식처럼 생각하고 대했다”고 표현하며 그 동안 수많은 제보와 의혹에도 불구하고 침묵해 온 이유를 설명했다.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과 개인적인 문제들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를 많이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머니의 마음으로 모두를 말렸고 감정을 억눌러 왔다.”
그 이유에 대해 김 여사는 가족으로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LG의 전통과 가문의 명예, 그리고 구회장의 리더십을 지켜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광모가 처음 양자로 입적할 때처럼 다시 가족의 일원으로 돌아오길 기다렸다”며 “그게 어머니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믿음이었다”고 아쉬워했다.
▲“LG 조직력을 동원한 무차별 공격에 너무 무력했다”
김 여사는 LG가 거대한 조직력과 홍보를 통해 자신과 가족을 공격하고 있다는 점에서 깊은 상처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LG의 여러 임원과 조직이 동원돼 금감원, 검찰, 언론 등에 사실과 다른 제보가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우리 가족은 마치 돈 욕심만 부리는 사람들로 비쳤다.” 
그는 이런 공격과 정황이 구 회장 개인의 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결과적으로 자신과 가족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저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려 수차례 병원 신세를 졌고, 큰딸 연경이는 여러차례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다. 어머니로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건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이제 두딸과 사위를 지켜야할 책임이 있다”
김 여사는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재산문제를 넘어 가족자체를 무너뜨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온갖 거짓말과 압박으로 재산을 불법적으로 빼앗아 간 것도 모자라 우리 가문을 멸망시키려는 정황까지 드러나고 있다. 이제 어머니로서, 장모로서 딸들과 사위인 윤관 대표를 지켜야할 의무가 있다.”
김 여사는 특히 남편의 유언장과 관련된 허위주장과 상속사기, 선대회장이 수술후 코마 상태에서 벌어진 LG의 예금 탈취행위, 상속세 문제 등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고 강조했다.
▲“소송 이전 어머니와 아들로서 대화하길 바란다”
김 여사는 “재판의 본질은 상속과 법률관계에 대한 판단이며, 법적 판단과 도적적 책임은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김영식 여사는 다시 한번 친자인지, 양자인지 관계를 떠난 ‘어머니의 마음’을 강조했다. 그 동안의 침묵은 나약함이 아니라 인내였으며, 지금의 발언은 파괴가 아닌 보호를 위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김 여사는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태도로 대화에 나선다면 어머니로서 할 수 있는 선택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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