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협상을 진행하다가 깜짝 은퇴를 선언한 ‘철인’ 황재균(38)이 눈물의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프로야구 KT 위즈는 19일 “내야수 황재균이 20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라며 황재균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KT와 4년 60억 원 FA 계약이 만료된 황재균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세 번째 FA 권리를 행사했다. C등급 부여와 함께 사실상 커리어 마지막을 보낼 둥지를 찾았는데 미계약자 신분임에도 지난달 말 KT 위즈 팬 페스티벌에 참석하며 최종 행선지가 원소속팀 KT가 아니겠냐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KT는 스토브리그에서 황재균 측과 두 차례 만남을 가졌다. KT가 계약 조건을 제시했고, 황재균은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여기까지는 다른 FA 협상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황재균은 계약 조건 조율 없이 이번 주 구단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19일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마지막 인사를 했다.
황재균은 은퇴 발표 후 개인 SNS에 은퇴 소감을 담은 자필편지를 공개했다. “오늘 저의 30년 야구인생에 종지부를 찍게 되었습니다”라고 운을 뗀 황재균은 “하루 종일, 이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과 함께 눈물이 마르질 않습니다. 2006년도부터 2025년까지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말로 표현하기 힘들만큼 여러분께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감사하다는 말로 짧은 이 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야구 유니폼을 벗는다는 것 이 이렇게 큰 용기가 필요할 줄 몰랐습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지금 이 선택을 후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오랜 시간 있었던 많은 일들을 다 이야기 할 수 없기에 저를 응원해주신 수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밖에는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네요”라고 복잡한 감정을 털어놨다.

황재균은 “딱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큰 부상 없이 팀에 헌신하고, 늘 모든 면에서 노력하던 선수 황재균으로 많은 분들께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겸손하고, 예의바르고 사건 사고 없이 좋은 기억으로만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은퇴사를 마무리했다.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황재균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했고, 2018시즌을 앞두고 KT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8시즌 2200경기 타율 2할8푼5리 2266안타 227홈런 1121타점 1172득점 235도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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