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FC서울과 아름답게 이별한 제시 린가드(33)가 한국 생활을 돌아본 데 이어 행선지 질문엔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다"라고 말했다.
린가드는 21일(한국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서울 생활했을 때 느꼈던 점을 풀었다.
그는 최근 2년 동안 서울 소속으로 K리그1 60경기 출전해 16골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지난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멜버른 시티(호주)와의 2025-2026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6차전을 끝으로 서울을 떠났다.
![[사진] 린가드 / 한국프로축구연맹](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22/202512220944774901_694899738d604.jpg)
마지막 경기에서 린가드는 전반 31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득점'으로 팬들에게 ‘마지막 선물’을 줬다.
이번 '가디언'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생활을 돌아본 그는 "선수, 팬들과 깊은 유대감이 형성됐다. 서울에 유산을 남겼다고 생각한다"라고 운을 뗀 뒤 "그래서 마지막 경기 후 나는 매우 감정적이었다. 골을 넣고, ‘우리의 사랑하는 주장’이라는 헌정 영상을 보며 눈물이 났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날 때도 울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라고 말했다.
![[사진] 린가드 / 한국프로축구연맹](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22/202512220944774901_694899740eb5a.jpg)
린가드는 시즌 초반 교체로만 뛰고 무릎 반월상연골 수술로 두 달을 쉬며 한국에서의 초반 생활은 어려웠지만 전체적인 기록에선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는 "K리그1 첫 시즌에 6골 3도움을 기록했다. 팀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다. 두 번째 시즌에는 리그에서 10골 4도움을 기록했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활약을 했다"라고 전했다.
한국에 오기 전 걱정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었다고. 린가드는 "과거 우울증과 외로움을 겪은 적이 있어 걱정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몸 상태를 회복한 뒤 잘 적응했고, 점점 팀에 녹아들었다"라고 들려줬다.
생활적인 면에서 놀라웠던 부분도 있었다고 말한 그는 "훈련장에 식당이 없었고, 탈의실에 의자도 없었다. 겨울에는 난방이 없어 눈이나 얼음 때문에 훈련을 못 하는 날도 있었다"라며 "식사 문화도 놀라웠다.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먹기 전까지 아무도 먹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내가 음식을 안 먹으면, 다른 선수들도 손을 대지 못했다. 정말 충격이었다"라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래도 동료들과 사이가 좋아서 모든 시간이 행복했던 린가드다. 그는 "통역사 기지용과 정말 잘 맞았고, 라커룸에서 많은 친구를 알게 됐다. 어린 선수에겐 한글을 배웠다. 처음에는 통역을 통해 이야기했지만, 서로 단어를 조금씩 주고받으며 배웠다. 나중에는 한국 선수와 둘이 외식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됐다"라고 들려줬다.
손흥민도 언급했다. 린가드는 "한강이 보이는 펜트하우스에 살았다. 같은 건물에 손흥민도 집이 있었다.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훈련장에서 만난 적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 린가드 / 한국프로축구연맹](https://file.osen.co.kr/article/2025/12/22/202512220944774901_6948997482325.jpg)
'팬들과의 관계가 항상 긍정적이기만 했나'라는 질문엔 "그렇지는 않았다"라고 답한 린가드는 "홈에서 연패가 있었을 때 팬들이 경기장 밖에서 버스를 막고 감독이 직접 나와 설명해야 한 적도 있었다. 서울은 한국에서 가장 큰 클럽이라 항상 이겨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라고 들려줬다.
서울과 작별한 그의 행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린가드는 "열려 있다. 유럽, 사우디, UAE도 가능하다"라며 "팀을 찾기 전까지 체력 관리를 꾸준히 하고 있다. 서울에서 뛴 마지막 네 경기에서는 매 경기 11km 이상을 뛰었고, 그중 9~10%는 매우 높은 강도로 소화했다"라며 '깨알 어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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