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살인 태클이었다. 리버풀의 야심작 알렉산더 이삭(26)이 토트넘전에서 당한 한 번의 태클로 수술대에 오르며 장기 이탈이 불가피해졌다. 우승 경쟁 한복판에서 리버풀의 공격 구상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리버풀은 23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이삭은 지난 21일 토트넘전 득점 장면 이후 부상을 입었다. 정밀 검사 결과 비골 골절을 포함한 발목 부상이 확인돼 수술을 마쳤다”며 “복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수개월 결장이 유력한 상황이다.
문제의 장면은 명확했다.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토트넘 홋스퍼전. 후반 교체 투입된 이삭은 투입 10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안필드를 열광시켰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슈팅 직후 토트넘 수비수 미키 판 더 펜의 깊숙한 태클에 발이 걸렸고, 이삭은 그대로 쓰러졌다.

고통에 몸부림친 그는 끝내 스스로 일어나지 못한 채 의료진의 부축을 받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경기는 리버풀의 2-1 승리로 끝났지만, 분위기는 침통했다. 경기 직후 글로벌 매체 디 애슬레틱은 “리버풀은 이삭의 다리 골절 가능성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최소 수개월 결장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는데, 결국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이삭의 부상은 단순한 전력 손실 그 이상이다. 그는 올여름 뉴캐슬 유나이티드에서 무려 1억 2500만 파운드(약 2499억 원)에 리버풀로 이적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23골을 폭발시키며 ‘차세대 최정상 스트라이커’로 평가받았고, 뉴캐슬의 만류 속에서도 리버풀행을 강력히 요구하며 안필드에 입성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기대와 달리 공식전 16경기에서 3골 1도움에 그쳤고, 폼을 끌어올리려던 시점에서 치명적인 부상까지 겹쳤다. 리버풀로서는 투자 대비 효용을 논하기도 전에 시즌 계획 자체가 흔들리게 됐다.
고민은 더 깊다. 이삭의 자리를 대신할 카드가 마땅치 않다. 모하메드 살라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차출로 자리를 비웠고, 코디 각포 역시 부상으로 이탈 중이다. 사실상 최전방을 책임질 자원은 위고 에키티케 한 명뿐이다. 공격 옵션의 폭이 극단적으로 좁아진 셈이다.
결국 시선은 1월 이적시장으로 향한다. 이삭의 회복 기간이 길어질 경우, 리버풀은 계획에 없던 ‘긴급 공격수 수혈’을 고려해야 한다. 살인 태클 한 번이 안필드의 겨울을 뒤흔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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