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장나라, S.E.S 유진 그리고 소녀시대 윤아, 미쓰에이 수지, 아이유, 걸스데이 혜리 등이 걸어온 ‘연기돌’의 길. 그룹 우아(WOOAH)의 리더이자 배우 권나연인 나나가 뒤를 이어가고자 한다.
데뷔 5년 차를 맞이한 나나는 가수와 배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만능돌’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다. 최종화 공개를 앞두고 있는 U+모바일TV ‘미래의 미래’에서 타이틀롤로 성공적인 활약을 펼친 그는 화려한 무대 위의 모습과는 또 다른, 배우로서의 단단한 내공과 뜨거운 열정을 증명했다.
최근 OSEN과 만난 나나는 인터뷰 내내 똑부러지는 말투와 특유의 밝은 에너지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연기 수업 한 번 받지 않고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성장해온 그의 행보는 ‘독학’이라는 단어 이상의 ‘기세’와 ‘노력’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연기 트레이닝 무(無)? 현장이 곧 나의 학교
나나의 필모그래피를 보면 놀라운 점이 하나 있다. 첫 작품 ‘노빠꾸 로맨스’부터 ‘일진에게 반했을 때’, ‘미미쿠스’, ‘네가 빠진 세계’, 그리고 이번 ‘미래의 미래’까지 매해 주연급으로 활약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따로 연기 트레이닝을 받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따로 준비를 하진 않았어요. 현장에서 많이 체감하고 눈치로 배우는 편인데, 그러는 편이 오히려 저에겐 더 맞는 것 같아요. 모르는 게 생기면 감독님께 명쾌한 답을 얻을 때까지 여쭤보거나, 현장에서 상대 배우와 호흡하며 답을 찾죠.”
독학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정확한 딕션과 발성은 나나에게 ‘나나운서’라는 별명을 선사했다. 하지만 이 역시 연습의 결과라기보다는 “의사 전달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어릴 적부터의 습관이 밴 타고난 재능이었다. 나나는 “재능을 타고났다고 생각하기보다, 어설프게 보이고 싶지 않다는 강박이 저를 더 채찍질하는 것 같다”며 겸손하면서도 다부진 면모를 보였다.

▲ “가수 나나 vs 배우 권나연, 서로를 채우는 두 자아”
데뷔와 동시에 연기를 병행한 나나에게 두 활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보완적 관계다. 무대 위 3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모든 매력을 쏟아내야 하는 ‘가수 나나’는 연기에서 얻은 섬세한 표정을 활용하고, ‘배우 권나연’은 무대에서 단련된 표현력을 바탕으로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는다.
“가수로서 녹음할 때도 가사 속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표정 연기를 하며 노래를 불러요. 배우로서 평소 꺼내보지 못한 섬세한 감정들을 연기해본 경험이 무대 위에서도 큰 도움이 되거든요. 두 활동이 각각의 자아로 끼워 맞춰지는 느낌이라 힘들기보다 매 순간이 즐겁습니다.”

▲ “바들바들 떨던 신인, ‘기세’로 타이틀롤을 꿰차다”
물론 탄탄대로만은 아니었다. 매 작품 주연이라는 자리는 감사함만큼이나 무거운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나나는 “초반에는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해 대본 리딩 때 손을 바들바들 떨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런 그를 일으켜 세운 건 선배들의 조언,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 ‘기세’였다.
“주춤하고 못할 바에는 차라리 캐릭터에 빠져서 기세로 밀어붙이자는 마인드로 임했어요. 이번 ‘미래의 미래’에서도 공미래의 천방지축 성격을 보여주기 위해 뙤약볕 아래서 팔자걸음으로 뛰고 또 뛰었죠. 땀 범벅이 되어 메이크업이 지워져도 그 열정 자체가 미래의 모습이라 생각하니 후련했습니다.”
실제 성격은 화를 내기보다 혼자 감내하는 편이라는 나나는, 바람 핀 전 남친에게 당당히 복수를 가동하는 ‘공미래’를 연기하며 대리만족과 성장을 동시에 느꼈다. 결말에 대해서도 “뻔하지 않은, 한 대 맞은 것 같은 귀여운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며 기대를 당부했다.

▲ “에너지를 주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 미래는 더 밝음”
악역은 물론 경찰, 의사 등 전문직 장르물까지 도전해보고 싶다는 나나의 눈빛은 다음을 향한 열망으로 빛났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성장의 동력으로 치환할 줄 아는 이 영리한 아티스트는, 팬들에게 받은 무한한 사랑에 보답하는 길은 오직 ‘더 좋은 활동’뿐이라고 강조했다.
“저를 보시는 시간만큼은 에너지를 얻고 ‘재밌다’라는 감정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5년을 돌아보니 참 열심히 살았구나 싶어 뿌듯하면서도, 앞으로 더 성장할 제 미래를 스스로 응원하게 돼요.”

청춘의 패기로 세상을 재미있게 바라보는 나나. 스스로를 믿고 기세 있게 나아가는 그의 앞날은 ‘미래의 미래’라는 제목처럼 눈부신 빛으로 가득 차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