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음으로 시작했던 연탄 봉사가 어느덧 20주년을 맞았다. 추운 겨울 따뜻함을 전한다는 마음을 변하지 않고 이어 나가겠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타자 최초 영구결번의 주인공인 ‘빅보이’ 이대호가 또 한 번 마음을 데웠다.
어린 시절 할머니 밑에서 자라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던 그는 어렵던 환경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타자로 성장했다. 이대호의 성공 뒤에는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의 사랑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이 받은 따뜻함을 사회에 돌려주는 일에 오랜 시간 정성을 기울여 왔다.

2006년 트리플 크라운(타율·홈런·타점 1위)을 달성한 해부터 시작된 연탄 나눔은 어느새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단순 기부에 그치지 않는다. 직접 연탄을 나르고, 양로원을 찾아 치매 어르신들 목욕 봉사를 돕는다. “어릴 적 자신에게 모든 것을 내준 할머니에게 못 다한 효도를 다른 어르신들께 하고 싶다”는 마음에서다.

전용배 단국대 스포츠경영학과 교수는 과거 '국제신문' 칼럼을 통해 “프로 선수의 연봉은 팬과 구단이 만든다. 팬이 없는 프로 스포츠는 존재할 수 없다. 이대호의 연탄 배달 활동은 프로야구 선수가 지역 사회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대호는 연탄 봉사 20주년을 맞아 “매년 함께해준 팬클럽 덕분에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수 있었다. 앞으로도 같은 마음으로 온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경남고 출신 이대호는 2001년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KBO 통산 1,971경기에서 타율 3할0푼9리(7,118타수 2,199안타) 374홈런 1,425타점 972득점을 기록했다. 은퇴를 앞둔 2022년에도 142경기 타율 3할3푼1리 23홈런 101타점으로 녹슬지 않은 클래스를 보여줬다.
통산 골든글러브 7회. 1루수(2006·2007·2011·2017), 3루수(2010), 지명타자(2018·2022) 부문에서 황금장갑을 품에 안았다. 롯데는 그를 기리기 위해 등번호 '10'번을 영구결번 처리했다.
그의 겨울은 늘 따뜻하다. 큰 체구만큼 넉넉한 마음으로, 이대호는 또다시 연탄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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