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를 떠난 제시 린가드(33)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리턴'이 막히는 분위기다.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감독이 그의 복귀를 막아세웠다.
웨스트햄 소식을 다루는 '클라렛 앤 휴'는 26일(한국시간) "누누 감독이 웨스트햄의 이적시장 움직임을 서두르면서 린가드의 복귀길이 막혔다"라고 보도했다.
웨스트햄 측에서 일방적으로 협상 테이블을 접은 모양새다. 매체는 "린가드는 이달 초 웨스트햄과 초기 협상을 진행했으며 당시엔 양측 모두 낙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린가드는 '그 어느 때보다 건강하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클럽은 관심을 철회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린가드와 계약을 강행하지 않기로 한 건 누누 감독의 결정이다. 선수와 가까운 이적시장 관계자는 '웨스트햄과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라며 모든 협상이 중단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큰 반전이 없는 한 린가드의 프리미어리그 복귀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주일 만에 확 달라진 분위기다. 현재 린가드는 한국 축구와 작별한 뒤 다음 행선지를 찾고 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대표팀 출신인 그는 지난해 서울에 전격 입단하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린가드의 깜짝 K리그행을 두고 처음에는 의심의 시선도 있었지만, 그는 서울에 잘 녹아들며 데뷔 시즌 26경기 6골 3도움을 올렸다.
무엇보다 린가드는 뛰어난 실력과 모범적인 태도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2025시즌엔 주장 완장까지 차고 팀을 이끌며 활약을 이어갔다. 리그 34경기에 출전해 10골 4도움을 올리며 커리어 처음으로 단일 시즌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서울 구단은 린가드와 동행을 이어가고 싶어 했으나 새로운 도전을 원하는 그의 의사를 존중해 붙잡지 않았다.

결국 린가드는 멜버른전을 끝으로 눈물을 펑펑 흘리며 서울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넸다. 공식전 76경기 18골 10도움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영국으로 돌아간 린가드. 그는 프리미어리그 복귀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고, 친정팀 중 하나인 웨스트햄이 유력한 행선지 후보로 떠올랐다.
웨스트햄은 실제로 린가드와 접촉했다. 지난주 '그린 스트리트 해머스(GSH)'는 "신뢰할 수 있는 소식통에 따르면 웨스트햄은 린가드를 데려올 수 있는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라고 전했다. 클라렛 앤 휴 역시 린가드와 매우 가까운 소식통을 인용해 양측이 대화를 나눴다며 또 다른 프리미어리그 클럽이 그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린가드가 과거 웨스트햄에서 워낙 좋은 활약을 펼쳤던 만큼 일각에선 기대감도 나왔다. 그는 2020-2021시즌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임대로 웨스트햄 유니폼을 입었고, 프리미어리그 16경기에 출전해 9골 5도움을 기록하는 등 팀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그 덕분에 웨스트햄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기억하고 있는 GSH는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심지어 가짜 9번까지 소화할 수 있는 린가드의 다재다능함은 웨스트햄에 귀중한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다. 웨스트햄의 1월 최우선 과제는 이번에도 공격수다. 린가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남긴 유산과 웨스트햄 시절 활약을 고려하면 그의 복귀는 의심할 여지 없이 흥분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사령탑인 누누 감독이 직접 린가드 영입을 막아세우면서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클라렛 앤 휴는 "린가드는 한국에서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이제 자유계약 신분이 됐다. 그러나 지금으로선 웨스트햄 복귀 논의가 완전히 중단됐으며 구단이 이를 재검토할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못 박았다.
다시 안갯속에 빠진 린가드의 거취다. 최근 그는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미래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며 "유럽,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라고 몇 가지 선택지를 언급했지만, 일단 프리미어리그는 여기서 제외되는 모양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