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사고' 故 조타의 아이들, 반 다이크와 함께 입장...감동의 물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5.12.28 10: 07

필드에 감정이 겹겹이 쌓였다. 故 디오구 조타의 자녀들이, 아버지가 몸담았던 두 팀의 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에 섰다.
28일(한국시간) 리버풀과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앞두고, 조타의 아들 디니스와 두아르테가 마스코트로 등장했다. 장소는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 킥오프 전부터 관중석은 묵직한 침묵과 박수로 뒤섞였다.
이 경기는 의미가 각별했다. 조타가 생전 몸담았던 두 팀의 맞대결이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조타는 올해 초 스페인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세상을 떠났다. 나이 28세. 축구계 전반에 깊은 애도가 퍼졌던 비극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는 리버풀의 2-1 승리로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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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데일리 메일은' "조타를 2020년 리버풀로 데려왔던 위르겐 클롭 전 감독은 같은 날 영국 '옵서버' 기고문을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라고 전했다. 클롭은 "조타가 왜 그렇게 사랑받았는지는 단순하다. 사람들은 그에게서 우리가 되고 싶었던 최고의 모습을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롭은 "그는 겸손했고, 꾸밈이 없었고, 늘 진짜였다"라고 적었다. 이어 "축구선수로서의 기억도 자랑스럽지만, 무엇보다 사람 디오구가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 두 모습은 같은 본질을 공유하고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조타는 사고 당시 리버풀 프리시즌 훈련에 합류하기 위해 스페인 북서부에서 이동 중이었고, 이 소식은 전 세계 축구계의 슬픔을 불러왔다. 리버풀의 현 사령탑 아르네 슬롯 감독 역시 경기 프로그램 노트를 통해 유가족을 향한 마음을 전했다. 슬롯 감독은 "지난 1년을 돌아보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느낌"이라며 "디오구의 가족에게 쏟아지는 사랑과 애정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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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햄튼도 추모에 동참했다. 울버햄튼의 로브 에드워즈 감독과 선수단은 박싱데이 안필드 외부에 그려진 조타의 벽화를 찾아 헌화했다. 조타는 2017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울버햄튼으로 임대 이적한 뒤 완전 영입됐고,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기여하며 131경기 44골을 기록했다. 이후 리버풀로 이적해 팀 플레이어가 되겠다는 다짐을 남겼고, 클롭의 말처럼 그는 그 약속을 매일 실천했다.
리버풀에서 조타는 2022년 FA컵과 리그컵을 들어 올렸고, 슬롯 감독 체제 첫 시즌에는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기쁨도 맛봤다. 구단은 올여름 조타의 등번호 20번을 전 구단 차원에서 영구 결번 처리했고, 홈경기마다 전반 20분이면 그의 응원가가 다시 울린다. 구단주 펜웨이 스포츠 그룹(FSG)은 유가족을 끝까지 보살피겠다는 뜻과 함께, 조타의 잔여 계약 2년을 전액 보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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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리버풀이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을 확정했을 때, 조타는 아내 루트와 세 자녀, 부모와 함께 안필드 잔디를 밟았다. 이번 시즌 개막전과 울버햄튼의 첫 경기에서도 가족은 경기장을 찾았고, 팬들은 변함없는 박수로 화답했다.
그날 안필드에서의 행진은 짧았지만, 의미는 길었다. 조타의 두 아들이 이끈 입장은 한 선수의 경력을 넘어, 한 사람이 남긴 흔적이 여전히 현재형임을 증명했다. 돌아오는 맞대결은 3월 4일, 울버햄튼의 홈에서 열린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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