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작품 생각뿐”…박근형이 전한 故 이순재의 마지막, 병원 아닌 연극 무대였던 이유
배우 박근형이 스페셜 MC로 출연한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최근 별세한 고(故) 이순재를 떠올리며 깊은 애도를 전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28일 방송된 ‘미운 우리 새끼’에는 ‘꽃할배’들의 영원한 막내이자 로맨티스트로 불리는 박근형이 스페셜 MC로 등장했다. 그는 방송에서 이순재의 비보를 접한 심경을 전하며 “수십 년 동안 동고동락하다시피 한 선배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모든 후배들이 선배님이 해주신 것들을 많이 떠올리며 그리워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근형은 고인과 신구, 그리고 자신으로 이어지는 끈끈한 우정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순재 선배님은 늘 남을 배려하는 성품이었고,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걸 참 좋아하셨다”며 “선배님 다음이 신구 선생님, 그다음이 나다. 우리 셋이 연극 이야기를 하며 자주 모였다”고 전해 ‘꽃할배’들의 깊은 인연을 짐작하게 했다.
무엇보다 박근형을 가장 아프게 한 건 갑작스러운 이별이었다. 그는 “어느 날 몸이 불편하다고 병원에 가셨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다. 끝내 얼굴을 뵙지 못하고 떠나보낸 게 너무 서운하고 마음이 아프다”고 먹먹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고 이순재의 마지막 행적지가 병원이 아닌 ‘연극 공연장’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욱 큰 울림을 주고 있다. 고인은 생전 박근형의 연극 무대를 직접 찾아 응원을 보낸 것이 마지막 공식적인 외출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8일 방송된 MBC 다큐멘터리 추모 특집 ‘배우 이순재, 신세 많이 졌습니다’에서는 대중이 미처 알지 못했던 고인의 마지막 시간이 공개되기도 했다. 다큐에는 올해 5월 25일, 병상에 누워 있던 이순재를 찾아간 소속사 대표의 모습이 담겼다.
대표가 “누워 계시면 하고 싶은 거 없으세요?”라고 묻자, 이순재는 망설임 없이 “하고 싶은 건 작품밖에 없다”고 답해 보는 이들을 숙연하게 했다. 몸은 쇠약해졌지만, 연기와 무대에 대한 열정만큼은 여전히 뜨거웠던 순간이었다.
눈이 잘 보이지 않아도 대본을 외웠고, 걷지 못해도 무대를 지켰으며, 병상에서도 다음 작품을 꿈꿨던 이순재. 그는 2025년 11월 25일, 향년 91세로 조용히 생을 마감했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가 삶의 이유였던 ‘진짜 배우’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았다.
박근형의 애도와 함께 다시 조명된 고인의 마지막 길. 병원이 아닌 연극 무대까지 향했던 그의 발걸음은, 이순재라는 이름이 왜 ‘배우 중의 배우’로 불리는지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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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방송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