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통산 124승에 빛나는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못한 명예의 전당 득표를 ‘추추트레인’ 추신수가 해냈다.
미국 매체 ‘DLLS(댈러스스포츠)’의 제프 윌슨 기자는 31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용지를 공개, 추신수에게 1표를 행사한 이유를 밝혔다.
윌슨은 “전 텍사스 레인저스 올스타 추신수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만큼 화려한 누적 기록을 내진 못했다. 하지만 그는 야구계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라며 “추신수는 커리어 OPS .824가 말해주듯 매우 훌륭한 선수였다. 텍사스는 아마 올해 추신수와 같은 선수를 필요로 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 선수로 범위를 한정하면 추신수는 단연 최고였다. 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최초의 한국선수는 아니다. 그 타이틀은 박찬호가 갖고 있다. 또 한국 출신 최초 야수도 아니다. 그 주인공은 2022년 최희섭이다”라며 “그러나 추신수는 한국 선수 출신 가운데 가장 뛰어난 커리어를 쌓았다. 야구기자협회 소속 투표권자들이 야구라는 국민적 스포츠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선수들을 놓고 고민하는 이 시점에 결코 잊혀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윌슨은 추신수에게 ‘개척자(trailblazer)’라는 타이틀을 부여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것이다. 그들은 추신수가 거둔 성공을 목표로 삼게 될 것이며, 추신수는 그 길을 연 개척자다”라며 “추신수는 현재 레인저스 유망주인 김성준처럼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왔다. 그는 마이너리그에서 긴 시간을 견뎌야했고, 그 경험은 코로나19로 시즌이 중단됐을 당시 레인저스 산하 모든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1000달러 씩 건넨 선행으로 이어졌다”라고 추신수를 치켜세웠다.
윌슨은 이어 “추신수는 커리어 내내 리그 최고 수준의 출루 능력을 지닌 선수 중 한 명이었다. 여러 시즌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언젠가 한국 출신 선수 중 누군가가 명예의 전당에 오를 것이고, 그 때 그는 길을 닦아준 선배로 추신수를 언급하게 될 것이다. 그의 개척 정신은 내가 제출한 명예의 전당 투표용지에 체크 표시를 하기에 충분하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거쳐 2005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빅리그에 데뷔, 2020년까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에서 뛰었다.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 초대형 계약을 체결한 뒤 2018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텍사스 레인저스 MVP를 차지했고, 구단 기록인 52경기 연속 출루를 달성했다. 추신수의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1652경기 타율 2할7푼5리 1671안타 218홈런 961득점 157도루 OPS. 824에 달한다.
한국 선수의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입회 후보 선정은 추신수가 처음이며, 전미야구기자협회 소속 10년 이상 경력 기자들의 투표에서 75% 이상 지지를 얻어야 입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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