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K무리뉴’ 이정효(50) 감독이 지도하는 손흥민(33, LAFC)을 볼 수 있을까.
수원은 지난 24일 이정효 감독의 부임을 공식 발표했다. 수원은 “명확한 축구 철학과 탁월한 지도 능력, 선수 육성 강점을 가진 이 감독이 구단의 재도약을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 그동안 구단은 진정성과 존중의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이 감독 영입을 추진해 왔다”고 설명했다.
‘리얼블루’를 내세우며 수원출신 레전드들에게 목을 맸던 수원이었다. 2년 연속 수원이 승격에 실패하자 드디어 명분을 버리고 실리를 선택했다. 국내최고로 인정받은 이정효 감독에게 손을 내밀었다.

'K무리뉴' 이정효 감독은 비시즌 가장 뜨거운 구애를 받는 감독이었다. 한국을 넘어 J리그에서도 꾸준히 러브콜이 왔다. 그런 이 감독이 수원을 택했다. 이정효 감독은 "조건이 아니라 구단이 보여준 진심과 간절함, 그리고 감독에 대한 깊은 존중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이정효 감독이 수원과 4+1년 계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장기계약을 맺은 배경에 이정효 감독이 수원을 조기에 승격시킨 뒤 K리그1에서도 팀을 우승권으로 올리겠다는 야망이 숨어있다. 수원의 과거 영광의 시대로 되돌리겠다는 원대한 꿈이다.
수원은 이미 이정효 감독이 부임하기 전 12명의 선수를 정리했다. 국가대표출신 센터백 홍정호, 광주출신 정호연 등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 조각들이 차츰 채워지고 있다. 수원은 승격 꿈을 이루기 위해 이정효 감독이 원하는 지원을 아끼지 않을 전망이다.
이정효 감독은 국가대표팀 제의를 받을 경우 수원과 계약을 조기에 해지할 수 있는 조항도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을 승격+우승후보로 올리는 목표를 이룬 뒤에는 더 큰 꿈을 위해 미련없이 떠나겠다는 의도다.

국가대표팀 감독은 축구지도자라면 누구나 원하는 최고의 자리다. 그간 스타플레이어출신 국내지도자나 외국인 지도자가 맡는 경우가 많았다. 이정효 감독처럼 국가대표 경력이 없는 지도자가 잡초처럼 바닥부터 치고올라가 국가대표 지휘봉을 잡은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정효 감독은 다시 한 번 편견을 깨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과연 최고의 지도자 이정효 감독이 역대최고선수 손흥민을 지도하는 그림을 볼 수 있을까. 상상만 해도 즐겁지만 실현까지는 쉽지 않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수년 안에 수원에서 목표를 이루고 축구협회의 제안을 받아야 가능하다.
2026년 34세가 된 손흥민은 앞으로 선수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다. 손흥민이 2026 북중미월드컵을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떼고 은퇴할 수 있다는 소문도 흘러나온다. 손흥민이 계속 건강하게 국가대표팀에서 뛰어야 이정효 감독과 만나는 상상도 현실이 된다.

이정효 감독은 안정환 유튜브에 출연해 ‘만약 국가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베스트11을 어떻게 짤까?’라는 질문을 받았다.
이정효 감독은 4-4-2에 손흥민, 이강인 투톱을 내세웠다. 황희찬, 이재성, 정호연, 남태희 미드필드에 이명재, 홍정호, 김민재, 설영우의 포백이었다. 골키퍼는 광주 김경민을 뽑았다.
이정효 감독은 “손흥민은 우리나라 최고선수이자 골을 만들 수 있는 선수다. 이강인은 어시스트 능력이 좋아 사이드보다 중앙에서 장점을 살리기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정효 감독이 높이 평가한 홍정호와 정호연은 조만간 수원 유니폼을 입을 전망이다. 과연 대표팀에서 손흥민을 지휘하는 이정효 감독의 상상이 현실이 될까. 일단 수원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 먼저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