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오타니 선수와 홈런왕을 다투고 싶다.”
1년 전 이맘때 무리카미 무네타카(26·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자신감이 넘쳤다. 고향 구마모토현에서 열린 토크쇼에서 메이저리그 도전 의지를 피력하며 오타니 쇼헤이(32·LA 다저스)와 홈런왕 경쟁을 기대했다. 2022년 일본인 선수 역대 한 시즌 최다 56홈런 신기록을 세운 젊은 거포의 호기로움이었다.
그러나 2022년이 무라카미의 최정점이었다. 2024년 두 번째 홈런왕(33개)을 차지했지만 투고타저 흐름 속에 성적이 떨어졌다. 지난해에는 시즌 전 팔꿈치 수술과 옆구리 부상 여파로 56경기 출장에 그쳤다. 타율 2할7푼3리(187타수 51안타) 22홈런 47타점 OPS 1.043으로 비율 기록이 반등했고, 자신 있게 포스팅을 신청하며 메이저리그 시장에 나갔지만 평가는 냉랭했다.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무라카미 무네타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1/01/202601011806771605_69567a817c3cc.jpg)
이상하리만큼 소식이 나오지 않더니 계약 마감일을 하루 남겨놓고 계약이 이뤄졌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3400만 달러 계약. 최약체 팀에 간 것도 의외이지만 계약 규모가 예상보다 적었다. 최소 5년 8000만 달러에서 최대 8년 1억8000만 달러 계약을 할 것이라는 후한 전망에 비해 너무 ‘헐값’이었다.
2022년 20.9%였던 삼진율이 지난해 28.6%로 높아졌고, 컨택률도 떨어져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빠른 속도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가 나왔다. 주 포지션이 3루수이지만 별로 좋은 수비력이 아니고, 1루에서도 마찬가지. 20대 중반 한창 나이에 파워가 검증된 좌타 거포이지만 메이저리그 시장 평가는 높지 않았다. 계약 이후에도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혹평들이 나온다.
일본 홈런왕으로서 자존심 상할 일이다. 지난 1일 일본 ‘산케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무라카미가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데이터가 나오는 세상에서 이런저런 말을 듣는 건 당연하지만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 ‘진짜 시끄럽네’라고 생각하면서 듣고 있다”며 웃은 뒤 “‘해내고야 말겠다’는 마음도 있고, ‘해보지 않으면 모르잖아’라는 생각도 있다. 물론 투수들의 평균 구속이 올라가고, 힘이나 레벨이 확실히 높아지겠지만 거기에 대응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무라카미 무네타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1/01/202601011806771605_69567a82258b6.jpg)
포스팅 과정에서 마음고생도 컸다. “정말 힘든 시기였지만 3일 훈련하고, 하루 쉬는 스케줄을 짜서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하지 않고 해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이 성장했고, 돌아보면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다. 그만큼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았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지지 않고 싸울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사실 화이트삭스보다 총액이 더 많고, 기간이 긴 계약을 제시한 팀도 있었다. 하지만 무라카미는 2년이라는 짧은 계약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려 한다. 3년 연속 100패 이상 기록한 ‘최약체’ 화이트삭스의 리빌딩을 이끌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 한 경기라도 더 많이 이기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젊은 선수 중심이라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그 일원으로서 한 경기라도 더 이기는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것이 무라카미의 말.
1년 전 겨울, 오타니와 홈런왕 경쟁을 하고 싶다던 패기는 현실을 마주한 뒤 조금 꺾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끄럽다”며 1년 전 발언에 머리를 긁적인 무라카미. “홈런왕이 될 기회는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1등을 목표로 현역 기간에 해보고 싶다”며 다시 의지를 비친 그는 “미국에서 오래 뛰는 게 지금 목표이고, 이를 위해선 결과를 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다 해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야구 인생을 걸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사진] 시카고 화이트삭스 무라카미 무네타카와 크리스 게츠 단장.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1/01/202601011806771605_69567a82c968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