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매체 ‘데일리스포츠’는 지난해 12월 31일, 한신 타이거즈를 떠난 외국인 선수들을 조명했다. 가장 먼저 소개된 선수는 올해 롯데 자이언츠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제레미 비슬리였다.
매체는 비슬리에 대해 ‘비슬리는 2024년 8승 3패 평균자책점 2.47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이번시즌 8경기 등판해 1승 3패 4.60의 성적을 거두면서 아쉬움을 남겼다’면서 ‘비슬리는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았기에 그의 퇴단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비슬리는 늘 미소를 잃지 않는 밝은 성격으로 2군 투수진을 이끌며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다. 퀵모션 개선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2군 감독 또한 ‘성실하게 잘 해줬다’고 높게 평가한 바 있다’라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열심히 했던 비슬리를 소개했다.



비슬리는 일본 무대에서 3년을 보냈다. 외국인 선수는 소모품 성격이 강한 일본프로야구에서 3시즌이나 버텼다는 것은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다. 특히 일본 투수진 자체가 강한 한신 타이거즈에서 제 몫을 해줬다는 건 비슬리의 기량은 준수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2023년 데뷔해 18경기(6선발) 41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2.20, WHIP 1.17으로 연착륙 했다. 2024년 14경기 76⅔이닝 8승 3패 75탈삼진 평균자책점 2.47, WHIP 1.00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는 기회를 많이 받지 못했다. 한신이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한 올해는 1군 8경기(6선발) 29⅓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4.60, WHIP 1.60에 그쳤다. 일본프로야구 1군 통산 40경기(25선발) 147이닝 10승 8패 평균자책점 2.82, WHIP 1.17의 기록을 남겼다.

올해는 2군에서 주로 뛰었고 15경기 77⅓이닝 5승 4패 평균자책점 2.21, WHIP 1.14의 성적을 기록했다. ’NPB피치프로필’에 의하면 비슬리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2군에서 패스트볼 평균 149.2km를 기록했다. 구종 가치는 다소 떨어졌지만 헛스윙 비율이 21.2%로 최상권이었다. 여전히 구위는 위력적이라는 것. 또한 26.6%로 두 번째로 많이 구사한 슬라이더의 헛스윙 비율은 32.8%에 달한다. 커터, 스플리터 등 모든 구종으로 헛스윙을 유도하고 삼진으로 잡아낼 수 있는 능력이 뛰어났다. 모두가 비슬리를 두고, 역시 일본에서 3시즌을 뛰었고 지난해 KBO리그 무대를 폭격한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떠올린다. 일본프로야구에서 기회는 비슬리보다 폰세가 더 많이 받았고 노히트노런까지 달성하면서 최고점은 높았다. 일본프로야구 통산 39경기 202이닝 10승 16패 평균자책점 4.54, WHIP 1.37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폰세는 지난해 한국을 완전히 압도했다. 29경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180⅔이닝 38자책) WHIP 0.94 피안타율 .199, 탈삼진 252개의 성적을 남겼다.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개막 최다 연승 신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며 MVP, 최동원상, 골든글러브 등 연말 시상식을 싹쓸이 했다.
최근 폰세는 미국 현지 인터뷰에서 “일본야구에서 뛸 때는 즐겁지 않았다. 야구를 하는 느낌이 들지 않았고 생활 면에서 고충이 많았다. 팀 동료들과 유대감을 느끼기 힘들었다”라며 “일본에서 선발투수는 등판일에만 벤치에 있고, 그 외 연습이 끝나면 퇴근한다. 그래서 동료들과 깊은 관계를 쌓지 못했다. 이것저것 많은 일들을 했는데 솔직히 즐겁지 않았다. 야구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동료 의식이 그리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폰세는 한화에 오래 머문 선수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었고, 선수단으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드는 더그아웃 리더이자, 투수진의 리더 역할을 도맡았다. 류현진이 투수진 최고참이었지만,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폰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폰세도 힘들었던 일본 야구였는데, 비슬리는 일본에서도 젊은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올해 롯데의 투수 총괄 코디네이터로 영입한 가네무라 사토루 코치에게도 의견을 구했다. 기본적은 역량은 물론 행실과 평판 등 다양한 의견을 수집한 뒤 비슬리의 영입을 확정지었다.

비슬리와 함께 롯데는 엘빈 로드리게스라는 또 다른 일본프로야구 경력자를 데려왔다. 누가 1선발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일본에서도 작별을 아쉬워한 투수인 비슬리가 ‘제2의 폰세’가 될 수 있다면 롯데의 2026년은 더욱 기대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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