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돌아와야지.”영화 '라디오 스타' 속에서 배우 박중훈이 안성기를 향해 울먹이며 건넸던 이 대사가오늘, 다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국민 배우’ 안성기가 끝내 우리 곁을 떠났다. 2026년 1월 5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병원 중환자실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별세했다. 향년 74세.

지난해 말 자택에서 음식물이 목에 걸려 쓰러진 뒤 병원으로 이송됐고, 의식불명 상태로 치료를 받아오다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영화계와 대중은 그의 건강 악화 소식에 마음을 졸이며 기적을 기다렸지만,결국 깊은 슬픔과 함께 작별을 맞이하게 됐다.
안성기의 마지막을 떠올리게 한 장면은, 불과 얼마 전 박중훈의 담담한 고백에서 이미 예감처럼 스쳐 갔다.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 4인용 식탁’에서 박중훈은 오랜 영화 동료이자 인생의 동반자인 안성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안성기 선배님은 저에게 동반자이자 아버지 같은 분입니다.내가 풍선이라면, 선배님은 그 풍선에 돌을 매달아주신 분이에요.
그 돌이 없었으면 날아가다 터졌을 겁니다.”라고 회상한 모습.
하지만 이내 전해진 투병 근황 앞에서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얼마 전 ‘선배님이 계셔서 제 인생이 참 좋았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힘없이, 가녀리게 웃으시더라고요. 눈물이 터질 것 같았지만 꾹 참았습니다.”라고 말했던 박중훈. 그리고 며칠 뒤, 그 고백은 더 큰 먹먹함으로 돌아왔다.
안성기는 2019년 혈액암 진단을 받고 긴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한 차례 완치 판정을 받았고, 이후에도 영화제와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이 좋아지고 있다”는 말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전했다. 그의 연기는 늘 사람을 향해 있었고,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시대와 세대를 위로해왔다. 소속사는 “안성기 배우는 깊은 사명감과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대한민국 대중문화 역사와 함께해 온 분”이라며“그의 연기는 언제나 삶을 향해 있었다”고 애도했다.
40년 넘게 함께 영화를 만들어온 안성기와 박중훈. 그들의 관계는 단순한 선후배를 넘어,서로의 삶을 지탱해온 동반자였다.그래서일까.영화 ‘라디오 스타’ 속 그 한마디, “형, 돌아와야지”는이제 대사가 아니라,많은 이들이 마음속으로 건네는 마지막 인사가 됐다. 비록 그는 떠났지만, 그의 연기와 이름은 여전히 우리 곁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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