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원은 지난해 리그 최고의 유격수였다. 유격수로 144경기 전경기 출장해 타율 2할8푼9리(620타수 156안타) 15홈런 65타점 98득점 44도루 OPS .830의 성적을 기록했다. KBO 수비상을 수상했고 골든글러브까지 거머쥐었다. ‘명실공히’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풀타임 유격수이자 리드오프로서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렸다. 체력적인 부담도 적지 않았지만 김주원은 끝내 이겨냈고 한계를 극복했다. 시즌이 끝나고는 ‘K-BASEBALL SERIES’에 참가해 체코, 일본과 평가전을 치르며 태극마크의 자격까지도 증명했다. 특히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 대표팀과의 평가전 2차전에서 9회 일본의 최정상급 셋업맨 오타 다이세이를 상대로 극적인 동점포를 터뜨리며 주요 대회 일본전 11연패를 간신히 막아냈다. 올해 여러차례 김주원의 하이라이트 필름이 갱신됐다.


“비시즌에 야구가 없으니 심심할 때 한 번씩 그 장면을 돌려보긴 한다”라고 말하는 김주원은 “이번에 정말 운 좋게 딱 하나 그거 잘했지만, 이번에 (안)현민이 많은 장면을 만들었듯이, 저도 어쩌다 나오는 게 아니라 계속 그런(9회 동점포) 장면들을 꾸준히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라고 웃었다.
김주원은 빠르게 2026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WBC 대표팀 사이판 1차 캠프에 참가하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에 비해 몸을 빨리 끌어올려야 한다. 김주원은 “WBC 대표팀 캠프에 참가해야 해서 빨리 시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에 맞춰서 몸을 만들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비시즌 개인 운동을 하면서 공교롭게도 ‘빅리거’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을 만났다. 같은 트레이닝 센터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다. 김하성은 오후에 운동을 하고 김주원은 오전에 운동을 한다. 오후에는 아시안게임 금메달 병역 특례 중 하나인 봉사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김하성과 함께 운동을 하기는 힘들다. 김주원은 “두세 번 정도 마주치긴 했다”라면서 “(김)하성이 형이 ‘일단 공격적으로 자신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자기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주춤거리지 말고 과감하게 그냥 해라’라는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너무 좋은 유격수 선배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배우고 싶다”고 웃었다.

김주원은 입단 당시부터 메이저리그를 동경하고 또 꿈꾸고 있었다. 물론 실력과 성적이 뒷받침 돼야 하지만, 김주원에게는 그럴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었다. 김주원과 같은 스위치히터 유격수인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를 롤모델로 삼으면서 서서히 빅리거의 꿈을 키워갔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8월, 린도어의 소속팀 뉴욕 메츠의 사장인 데이비스 스턴스 사장이 잠실구장을 방문, NC와 김주원의 경기를 지켜봤다. 김주원을 보기 위해 창원NC파크를 찾는 빅리그 스카우트들도 점점 늘고 있다.
한 시즌 145일을 채워야 하는 FA 등록일수 기준, 김주원은 현재 4시즌을 채웠다(2022년 147일, 2023년 200일, 2024년 193일, 2025년 197일). 2021년 신인 시즌 92일 이후 매년 꾸준히 등록일수를 채웠다.
여기에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금메달),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10일), 2024년 WBSC 프리미어12(10일) 등 국제대회 대표팀에 뽑히면서 20일의 등록일수 보상을 받았다. 국제대회 참가로 보상 받은 FA 등록일수는 선수가 원하는 시기에 활용할 수 있다. 만약 2026년 WBC 대표팀에 참가해 8강 이상(참가 10일, 8강 10일, 총 20일), 2026년 나고야-아이치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금메달(참가 10일, 우승 15일, 총 25일)을 목에 걸면 총 45일의 FA 등록일수가 추가된다. 국가대표로만 등록일수 65일을 갖췄다. 2021년 데뷔시즌 등록일수 92일에 더하면 157일로 FA 등록일수 5시즌을 채운다. 포스팅 자격은 2027년이 끝나고, FA 자격은 2028년이 끝나며 얻을 수 있다.

김주원도 이제는 빅리그 도전의 꿈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그는 “일단 입단 초에는 그냥 막연히 꿈이고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비록 작년 한 시즌 잘한 거지만 시기가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고 또 (송)성문이 형, (김)혜성이 형이 계속 메이저리그로 나가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조금씩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스스로도 ‘단 1년 뿐’이라는 마음을 되새긴다. 그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매년 더 발전해서 도전을 할 만한 선수가 되는 게 첫 번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타격 쪽에서는 계속 다듬고 노력해야 되는 게 맞고, 수비 쪽에서도 좀 더 가다듬어서 실책 숫자를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그렇다고 소극적으로 수비를 한다기 보다는, 남들이 못하는 것들을 계속 시도하다 보면 좋은 효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유격수는 10승 역할을 한다는 말도 있지 않나. 실책 숫자를 줄일 것이지만 소극적으로 하지는 않을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제는 실책에 대한 내성도 생겼다. 더 이상 자책하고 좌절하지 않는다. 그는 “실책을 하더라도 그건 과거가 되지 않나. 생각하면 다음 플레이에 지장이 생긴다. 놓친 것은 놓친 것이고 빨리 벗어나서 다음 플레이를 준비한다”라며 “그래도 이닝이 끝나고 들어와서는 코치님과 다시 얘기하면서 오답노트를 만들며 나의 것으로 만들어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NC도 빅리그의 관심을 인지하고 있고, 또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성적을 올해도 찍는다면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물론 받아들이는 것은 선수의 몫이지만, 다가오는 김주원의 미래를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김주원을 두고 NC의 복잡한 고민은 이미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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