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리빙 레전드’ 류현진은 “선수라면 누구나 어느 위치에 있든 국가대표는 당연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류현진은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위해 누구보다 착실하게 준비해왔다.

그는 “보통 시즌이 끝나면 어느 정도 휴식기를 가졌는데 이번에는 2주도 못 쉬었다. 체력 훈련 위주로 소화했고, 실내에서 공도 던지면서 준비했다”고 밝혔다.
오랜만에 태극마크를 달게 된 소감에는 세월의 변화를 실감하는 솔직한 마음이 담겼다. 류현진은 “그때는 형들을 졸졸 따라다녔는데 이제는 동생들을 데리고 다녀야 하는 입장이 됐다. 그 부분이 가장 달라졌다”며 웃었다.

사이판 1차 캠프에 참가 중인 그는 현지 환경에 대해서도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사이판은 처음 와봤는데 이 시기에 투수들이 몸을 만들기에 정말 적합한 곳”이라며 “한국처럼 추위에 움츠러들 필요 없이 몸을 만들 수 있어 좋다”고 했다.
이번 1차 캠프에서는 불펜 피칭을 소화할 수 있을 정도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린 뒤, 구단 스프링캠프에서도 곧바로 불펜 피칭에 나설 계획이다. 류현진은 “원래 같으면 2턴, 3턴 지나서 캐치볼을 시작했을 텐데 이번에는 준비 과정이 조금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 그의 캐치볼 파트너는 ‘맏형’ 노경은이다. 류현진은 “선수들이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캐치볼 거리가 비슷한 선수들끼리 한 조를 이룬다. 저랑 경은이 형이 잘 맞는다”며 “대표팀에 저보다 형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아무래도 마음이 조금은 편하다”고 털어놨다.

류현진은 대표팀 참가 의사를 여러 차례 분명히 밝혀왔다. 모든 걸 이룬 선수로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싶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어느 위치에 있든 국가대표는 당연히 하고 싶다. 물론 부담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아직 경쟁력이 있다는 의미에서 뽑아주신 거라 생각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이제 대표팀에 갈 수 있는 시간도 많지 않다고 느껴서 더 가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국제대회에 대한 기억도 여전히 선명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제2회 WBC 준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류현진에게 대표팀은 늘 좋은 추억이었다.
그는 “제가 대표팀에 갔을 때는 항상 성적이 좋았고, 준비 과정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었다”며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좋지 않다 보니 선수들 부담도 컸을 거다. 다들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텐데 결과가 안 나와서 더 힘들었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한편, 지난해 한화에서 함께 뛰었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와의 인연도 언급했다. 류현진은 “폰세가 메디컬 테스트를 받으러 갔을 때, 평소 친분이 있던 구단 스카우트를 통해 영상 통화를 한 적이 있다”며 “저를 좋게 봐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폰세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고, 멕시코 대표로 WBC 출전을 앞두고 있다. 류현진은 “WBC에서 폰세와 맞붙고 싶다”며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