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설렌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리빙 레전드’ 최형우(외야수)는 15일 포수 강민호, 내야수 류지혁과 함께 괌 1차 캠프에 일찍 들어간다. 10년 만에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된 그는 출국 전 인터뷰를 통해 “무척 설렌다. 어느 캠프 때보다 재미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몸 만드는 건 물론 후배들과 가까워지는 게 괌 1차 캠프의 주요 과제.
지난 10일 강민호가 기획한 행사인 ‘강식당3’에서 후배들과 처음 만난 그는 “나이 차이가 크게 나는 후배들과 인사만 나눴고 (김)헌곤이, (전)병우 등 중고참 후배들과 이야기 좀 나눴다. 후배들도 제게 우승시켜달라고 하던데 우승은 저 혼자 하는게 아니라 다 같이 하는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강민호는 “형우 형은 예전부터 친하게 지낸 형이었고, 존경하는 선배이기도 하면서, 정말 저렇게 야구를 해야겠다는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선수였다. 이제는 같은 팀에서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기분 좋다”고 했다. 이어 “형우 형이 먼저 계약을 하고 제가 계약을 안 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뭐하냐, 빨리 계약해라. 내가 반지 끼게 해줄게’라고 제게 말해줬다. 이제 계약했으니, 형우 형에게 전화해서 우승 반지 끼워달라고 말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형우는 “자신감 반 농담 반으로 그렇게 말했다. 저희가 같은 팀에 뛸 수 있다는 게 상상이 안 됐다. 어떻게 보면 민호가 계약 못 하면 다시 원점 아닌가. 그래서 급한 마음에 빨리 계약하라는 의미에서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우승 청부사’로 기대를 모으는 최형우는 “부담감은 없다. 그냥 원래 하던 대로 하는 스타일이다. 제가 왔다고 우승 후보로 꼽히는 건 말이 안 된다. 우리 팀이 최근 들어 좋은 성적을 내고 있으니 제가 살짝 힘을 보태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우승을 향한 마지막 퍼즐 조각’이라는 표현에 대해 “우승한 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최형우는 또 “스스로 자신감을 언급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부담감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제 갈 길만 간다. 별 생각 안 하고 부담도 가지지 않고 그렇다고 거만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는 제 할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확 젊어진 야수진은 삼성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최형우는 “참 좋게 봤다. 파워와 스피드를 모두 갖췄다. 지금도 충분히 많이 컸지만 경험을 더하면 훨씬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형우는 정규 시즌 개막전을 손꼽아 기다린다. “특별한 각오는 없고 그냥 너무 좋다. 되게 설렌다. 개막전 첫 타석에 들어서면 어떨지 혼자 상상하기도 했다. 삼진을 당해도 상관없다. 그냥 어떨지 한번 느껴보고 싶다”.
KIA 시절 6번을 쳐야 한다고 말해왔던 최형우는 “살아보니까 제가 말한다고 그렇게 흘러가는 게 아니더라. 4번이든 6번이든 그냥 주어진 역할에 열심히 할 생각이다. 7번 쳐야 한다면 은퇴해야 한다”고 씩 웃었다.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로 잘 알려진 최형우는 김지찬, 이재현, 김영웅 등 젊은 주전 선수보다 백업 멤버들을 더 챙길 생각이다. “김영웅과 이재현은 이제 다 올라온 선수들이다. 그들보다 살짝 밑에 있는 이제 막 올라와야 하는 1.8군 친구들과 이야기 많이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몇 번을 치든 상관없다. 타점 먹방쇼를 펼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최형우는 “(주자가) 누상에 나가면 저는 (타점을) 먹어야 한다. 타점 욕심이 많기 때문에 타점 생산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게 최형우의 생각. “글러브 2개 챙겼다. (좌익수를 맡고 있는) 우리 (구)자욱이를 위해 수비 훈련도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왕조 시절 막내였던 구자욱은 어느덧 주장 중책을 맡을 만큼 부쩍 자랐다. 그래도 최형우의 눈에는 여전히 20대 초반이란다.
그는 “대견하긴 한데 아직도 제 눈에는 20대 초반의 키 큰 그냥 그런 애로 보인다. MVP를 타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는 단 하나, 우승뿐이다. “계약 기간에 관계없이 올 시즌 어떻게 할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정상 등극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