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오염·조명 사고까지…안세영 뛰는 인도 오픈, 환경 논란에 휘청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1.16 00: 42

경기력보다 환경이 먼저 화제가 됐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모인 무대에서 셔틀콕보다 먼저 날아다닌 건 비판이었다. 안세영(24·삼성생명)이 출전 중인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인도 오픈(슈퍼 750)이 개막과 동시에 거센 논란에 휩싸였다.
중국 매체 ‘넷이즈’는 14일(한국시간) “원숭이가 경기를 관전하고, 대기는 오염됐다. 인도 오픈은 논란 속에 출발했다”며 “오는 8월 열릴 세계선수권대회의 전초전으로 주목받았지만, 첫날부터 환경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번 인도 오픈은 단순한 투어 대회가 아니다. 2026 BWF 세계선수권대회와 동일한 장소에서 열리는 사실상의 리허설이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고, 안세영에게도 중요한 시험대다. 그는 지난해 대회에서 천위페이(중국)에 패해 준결승에서 탈락했고, 우승은 야마구치 아카네(일본)가 차지했다. 설욕과 점검, 두 가지 목표가 겹친 무대다.
그러나 시선은 경기보다 경기장으로 쏠렸다. 인도 오픈은 기존 KD 자다브 스타디움이 아닌 인디라 간디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열리고 있다. 규모는 커졌지만 불만은 오히려 커졌다. 선수들은 외부 바람 유입으로 셔틀콕 속도가 달라진다고 호소했고, 실제 경기 중 조명이 꺼지는 돌발 상황까지 발생했다.
푸살라 신두(인도)와 응우옌 투이 린(베트남)의 경기 도중 조명이 꺼지며 경기가 중단되는 장면은 대회의 준비 상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위생과 대기 질이다. 덴마크 여자단식 선수 미아 블리치펠트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작년에도 지저분하고 관리가 안 됐다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바닥에는 새똥이 있고 공기에는 먼지가 가득하다. 심지어 새들이 경기장 안을 날고 있다”며 “이곳은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이런 곳에서 세계선수권을 연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중국 남자 대표팀 코치 쑨준도 경기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할 정도라고 폭로했다. 그는 SNS를 통해 “목이 너무 아프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남자 단식 세계 3위 안데르스 안톤센(덴마크)은 5000달러의 벌금을 감수하고 3년 연속 인도 오픈 불참을 선택했다. 환경이 선수의 선택까지 바꾼 셈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인도 배드민턴협회(BAI)는 진화에 나섰다. 산제이 미슈라 사무총장은 “불만은 훈련 구역과 보조 경기장에 대한 것일 뿐, 본 경기장은 잘 관리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인도 선수 키담비 스리칸트 역시 “국제 대회를 다니다 보면 이런 문제는 어느 나라에서나 있다”며 불만을 일축했다. 하지만 현장 증언은 다르다. 훈련장과 경기장 인근에서 원숭이가 목격됐고, 관중석에 앉아 음식을 요구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새똥 민원 이후 원숭이까지 발견됐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뛰는 코트와 멀지 않은 곳이었다”고 보도했다. 보안 요원은 “원숭이가 약 10분간 스탠드에 있었다가 신고 후 내보냈다”고 설명했지만, 최소한의 관리가 미흡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안세영은 코트 위에서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여자 단식 32강에서 오쿠하라 노조미(일본·세계 30위)를 2-0으로 완파하며 16강에 안착하고 랭킹 38위 황유쉰(대만)도 깔끔하게 셧아웃 시켰다. 환경이 변수로 작용하는 대회에서, 안세영은 경기력으로 답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최고를 가리는 무대에서 요구되는 것은 단 하나다. 공정한 환경. 셔틀콕이 아니라 논란이 더 오래 날아다닌다면, 인도 오픈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안세영의 도전만큼이나, 대회를 치를 자격 역시 시험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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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NE 스포츠, dewismashes, 프레스 트러스트 오브 인디아, BAI, 대한배드민턴협회/BADMINTO PH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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