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무시했는데…심판한테 로진백 던진 논란의 투수, 시카고에선 영웅 대접 "컵스 역사상 최고의 공 2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1.19 01: 01

[OSEN=이상학 객원기자] 벌써 10년이 흘렀다.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정상에 등극하며 염소의 저주를 푼 시카고 컵스가 우승 10주년 기념 행사를 가졌다. 10년 전 우승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였고, 그 중에는 우승 순간을 장식한 투수 마이크 몽고메리(36)도 있었다. 2021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던진 그 투수다. 
컵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10주년 행사를 리글리필드에서 열었다. 당시 우승 멤버 중 현역으로 컵스에 남아있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다른 팀으로 떠나거나 은퇴하면서 뿔뿔이 흩어졌다. 2022년을 끝으로 우승 멤버가 완전히 해체됐지만 역사적인 우승을 기념하기 위해 모처럼 리글리필드를 찾았다. 
그 전날 컵스 명예의 전당 신규 헌액자로 선정된 ‘에이스’ 존 레스터를 비롯해 앤서니 리조, 벤 조브리스트, 제이슨 헤이워드, 카일 헨드릭스, 데이비드 로스, 덱스터 파울러, 페드로 스트롭, 미겔 몬테로, 저스틴 그림, 몽고메리 등 은퇴 선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카일 슈와버(필라델피아 필리스), 하비에르 바에즈(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다른 팀에 소속된 현역 선수들은 전날 비공개 축하 행사에 참석했다. 우승 당시 테오 엡스타인 야구운영사장과 조 매든 감독도 함께했다. 

삼성 시절 마이크 몽고메리 2021.08.17 /OSEN DB

시카고 컵스가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10주년 기념 행사를 가졌다. /시카고 컵스 SNS
월드시리즈 MVP였던 ‘슈퍼 유틸리티’ 조브리스트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그때 사람들이 모이니 순식간에 예전과 같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게 신기하다. 서로 떠들고 주고받는 모습이 예전 그대로다. 우승 순간의 기쁨이 되살아났다”며 웃었다. 
팬들과 만남의 순간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고 앞장 선 리조는 “서로 떨어져 지낸 지 10년이 흘렀다. 모두를 다시 사랑하기에 완벽한 시간이다. 솔직히 말해 지금 막 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이긴 기분이다”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201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는 역대급 명승부였다. 특히 마지막 7차전은 연장 10회까지 간 대혈투. 8-7로 쫓긴 10회말 2사 1루 위기에서 매든 감독은 좌완 투수 몽고메리를 올렸다. 에이스 레스터를 롱릴리프로 썼고,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까지 소모한 상황에서 칼 에드워즈 주니어가 1점을 주며 흔들렸다. 동점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 몽고메리가 승부를 끝냈다. 마이클 마르티네즈를 맞아 초구 스트라이크를 선점한 뒤 2구째 커브로 3루 땅볼을 유도하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사진] 2016년 월드시리즈 7차전 시카고 컵스 우승 확정 순간 마이크 몽고메리가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때 포수였던 몬테로는 “컵스 역사상 최고의 공 2개였다”고 떠올렸다. 정작 몽고메리는 그 순간의 무게감을 온전히 느끼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그는 “팀으로서 동료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에만 몰두했다”며 “새벽 6시쯤 비행기를 타고 시카고에 왔을 때, 소방서와 경찰서 직원들이 우리 팀 전용기를 맞이해준 장면이 기억난다. 우승 퍼레이드도 기억난다. 그때서야 비로소 우승의 무게가 실감이 났다”고 추억했다. 
시카고 시민들의 성대한 환영과 감사 인사는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몽고메리는 “큰 일을 해냈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모두에게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몰랐다. 그런데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당신이 내 인생을 바꿨어’라고 말해주는 걸 보면서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원히 기억될 우승 확정 투수이지만 그 이후 커리어는 잘 풀리지 않았다. 2019년 7월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트레이드된 몽고메리는 2020년이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시즌이었다. 6시즌 통산 성적은 183경기(70선발·541이닝) 23승34패3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84 탈삼진 415개. 
31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년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을 놓고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의 ‘타이브레이커’ 경기가 열렸다.8회초 2사 마운드에 오른 삼성 몽고메리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1.10.31 /cej@osen.co.kr
2021년에는 한국에 왔다. 그해 7월 시즌 중 삼성과 계약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11경기(52이닝) 2승5패 평균자책점 5.37 탈삼진 55개로 부진했다. 9월10일 KT 위즈와의 대구 홈경기에선 12초룰 위반을 두고 어필하다 퇴장당한 뒤 심판에게 욕설하고 로진백을 던져 큰 논란이 됐고, KBO로부터 20경기 출장정지 및 제재금 300만원 징계도 받고 장기 결장했다. 1위 타이브레이커까지 갔던 삼성으로선 몽고메리의 부진이 뼈아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논란이 된 행동처럼 한국 야구를 무시한 행태가 실패 요인이었다. 삼성에 합류하자마자 주전 포수 강민호에게 “어떤 최고 포수가 와도 내가 던지고 싶은 걸 던지겠다. 내 사인대로 하겠다”고 선언했고, 끝내 자기 고집을 꺾지 않았다. 2022년 1월 이순철 해설위원이 운영하는 방송에 나온 강민호는 “한국 리그를 낮게 평가하고 무시하는 외국인 선수들은 대부분 실패한다. 몽고메리는 선수들이랑 잘 어울리지도 못했고, 어떻게 보면 한국 리그를 무시했다”고 직격하기도 했다. 
[사진] 시카고 컵스 시절 마이크 몽고메리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을 떠난 뒤 마이너리그를 전전한 몽고메리는 2024년 미국 독립리그를 끝으로 은퇴했다. 비록 한국에선 실패한 외국인 선수로 남아있지만 시카고에선 영원한 우승 공신으로 대우를 받고 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