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때 옆구리 부상을 당한 게 가장 아쉽다".
2024년 22홈런을 터뜨리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던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전완근 끝판왕’ 이성규(외야수)는 지난해 출발부터 꼬였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도중 왼쪽 옆구리 부상을 당한 게 결정적이었다.
현지 병원 검진에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불편함은 사라지지 않았다. 귀국 후 구단 지정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은 결과 옆구리 근육 손상 소견이 나왔다. 결국 시간만 허비했고, 치료와 재활을 거친 뒤에야 5월이 돼서야 1군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출발이 늦어지면서 시즌 흐름을 타지 못했다. 정규시즌 68경기에서 타율 1할9푼8리(126타수 25안타) 6홈런 21타점으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그러나 정규 시즌 막판 반등 조짐은 분명했다. 9월 이후 19경기에서 타율 2할6푼8리(41타수 11안타) 3홈런 8타점 9득점으로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는 에이스 구창모를 상대로 좌월 솔로 아치를 그려내며 가능성을 남겼다.

2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성규는 “캠프 때 옆구리 부상을 당한 게 가장 아쉽다. 출발이 안 좋다 보니 페이스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고 지난해를 돌아봤다.
아쉬움을 남긴 만큼 올 시즌을 향한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그는 “확실히 책임감이 더 커졌다. 최형우 선배님이 다시 오셨고 팀 전력이 보강되면서 올 시즌이 되게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같은 포지션 경쟁자인 최형우의 가세는 분명 입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팀 전력이 강해졌다는 점은 오히려 동기부여가 됐다. 이성규는 “1군에 있으면 정말 재미있게 야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든 1군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기술적인 변화보다는 마음가짐을 먼저 다잡고 있다. 그는 “야구장에서 너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 게 아닌가 싶었다. 좀 더 자신 있게,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잘될 때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위축되기도 했다. 올해는 그런 부분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

이성규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가 문을 연 2016년 삼성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개장 첫해 입단한 신인 가운데 현재까지 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선수다. 올 시즌 개장 10년째를 맞아 우승을 이룬다면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정말 기분 좋을 것 같다. 중요한 건 제가 우승의 순간에 함께 하느냐다. 이 악물고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활용 가치도 분명하다. 외야 전 포지션은 물론 1루 수비까지 소화할 수 있고,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했다. 명품 조연으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그는 “방망이도 중요하지만 대수비로 나서는 경우도 많은 만큼 안정감을 더 보여줘야 한다. 캠프에서 이종욱 코치님께 펑고를 많이 쳐달라고 부탁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성규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 우승을 정말 하고 싶다. 가을 무대를 밟아본 것도 좋았지만, 우승은 또 다른 차원일 것 같다.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다”며 정상 등극을 향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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