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상속 소송 1심 선고 임박… ‘사법 리스크’의 장기화와 구조적 변수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26.01.21 11: 00

-민사·가사 병합된 ‘이중 소송’ 구조…시장은 판결 이후의 ‘2차 리스크’ 주시
LG그룹 구광모 회장과 선대회장 유족 간의 상속회복청구 소송 1심 판결이 다가오면서, 재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단지 1심 결과에만 집중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판결 이후에 전개될 ‘사법 리스크의 구조화’ 가능성에 더 많은 관심을 쏟는 이들도 있다. 
물론, 이번 분쟁의 시작은 LG그룹 구 씨 일가들의 지분 재분배 논쟁이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그 이상의 법적·경제적 쟁점들이 노출됐다. 이 쟁점들은 향후 LG그룹의 미래 가치에 상당한 영향을 끼출 수 있는 변수이자 핵심관건으로 부상했다.

LG 구광모 회장.

현재 LG그룹이 직면한 사법 환경은 매우 복잡하다. 민사 소송인 상속 관련 소송뿐만 아니라 서울가정법원에서 별도로 진행 중인 파양 소송이 맞물려 있는 ‘이중 소송’ 체계는 사법 리스크의 수명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요인이 된다. 현실적으로 상속 재판이 대법원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확정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으며, 파양 소송의 진행 속도에 따라 분쟁의 시간표는 단숨에 10년 안팎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재계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례를 통해 ‘대법원 판결이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명할 경우 고등법원에서 다시 다투는 ‘연장전’이 또 열리게 되는데, 이러한 장기 소모전은 기업의 지배구조 이슈와 대규모 투자 논의에서 껄끄러운 변수로 상존하게 된다. 상수가 된 ‘재판 변수’는 ‘오너 리스크의 일상화’를 초래한다.
이번 재판이 단순한 민사적 다툼을 넘어선 결정적인 계기는 재판 과정에서 공개된 내부 녹취록의 존재다. 해당 녹취에는 구광모 회장이 내부고발에 따른 법적 리스크와 중대 형사처벌 위험을 언급하는 취지의 발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이 발언은 단순히 개인의 감정 표현이 아니라, 소유 및 지배구조와 관련된 법적 위험이 수면 위로 올라왔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만하다. 특히 차명주식 의혹이나 상속세 및 증여세 탈루 가능성이 법정에서 제기됨에 따라 향후 판결 결과와 무관하게 조세 당국이나 사정 당국의 별개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로 부각됐다.
이러한 쟁점들은 LG 소송을 가족 간 법정 다툼에서 기업 지배구조와 조세 준수 여부가 결합된 복합적 사건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자본시장은 이번 분쟁의 실체보다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기간’ 자체를 심각한 리스크로 간주하고 이를 기업 가치 평가에 반영할 공산이 크다. 장기간 이어지는 법정 다툼은 기업의 전략적 결정을 지연시킬 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과도한 리스크를 떠안게 만든다.  
특히 ESG 경영이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된 현 시장 상황에서 상속 분쟁은 지분·의결권·지배구조 논쟁으로 읽히기 쉬워 더욱 민감해진다. 그룹 측이 공식적으로 “경영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발표하더라도, 내부적으로는 대형 투자, M&A, 지배구조 개편 같은 중대 결정 시마다 법적 리스크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며 이는 기관 및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약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결국 다가올 1심 선고는 LG그룹 사법 리스크의 종착역이 아닌, 향후 리스크 관리역량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길어질수록 법적 쟁점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파생될 수 있고, 수사 리스크는 가중될 수 밖에 없다. 소송의 장기화가 기업에 남길 소모적 피로감까지 고려해야 하는 전략적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장은 이제 1심 판결의 결과뿐만 아니라, 이후 전개될 항소·상고 여부와 파양 소송의 속도에도 주목하고 있다. 분쟁의 기간이 늘어날수록 기업 가치와 주가 밸류에이션에는 보수적인 논리가 작동하기 마련이다. LG 경영진 앞에는 사법적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조직의 역량을 미래 사업에 집중시킬 수 있는 리스크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야 한다는 중대한 과제가 놓여 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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