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했는데 존재감 실화? 새벽 간식 배달→50억 절친에 등번호 ‘10’ 선물, 황재균 ‘영원한 마법사’ 자청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6.01.22 00: 42

한 달 전 은퇴를 선언했는데 존재감은 아직도 현역이다. 황재균이 ‘영원한 마법사’를 자청하며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옛 동료들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21일 새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프로야구 KT 위즈가 1차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질롱으로 출국하는 현장에 ‘몰래 온 손님’이 찾아왔다. KT 부동의 주전 내야수로 활약하다가 작년 12월 현역 은퇴를 선언한 ‘철인’ 황재균이었다. 
KT의 이날 호주 멜버른행 비행기 이륙 시각은 오전 8시(멜버른 착륙 후 차량을 통해 질롱으로 이동한다). 이에 선수단이 오전 4시 수원KT위즈파크를 출발해 5시 경 공항에 도착했는데 현장에 KT 트레이닝복이 아닌 사복 차림을 한 황재균이 깜짝 등장했고, 불과 한 달 전까지 한솥밥을 먹었던 동료들을 열과 성을 다해 격려했다. 

KT 위즈 제공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진행됐다.이날 LG는 손주영(8승 6패)을 KT는 패트릭(0승 0패)을 선발투수로 내세웠다. 1회말 LG 김현수가 안타를 날린뒤 KT 황재균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현수는 이 안타로 KBO 통산 3번째 16시즌 연속 100안타를 달성했다.   2025.07.30  / soul1014@osen.co.kr

황재균은 빈손으로 공항에 오지 않았다. 샌드위치, 스콘, 쿠키, 딸기주스가 담긴 간식박스를 준비해 옛 동료들에 일일이 나눠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간식박스에는 ‘5년 전 마법 같은 기적을 다시 한 번! 이제는 한 사람의 팬으로서 응원합니다. 2026시즌 KT 위즈 파이팅! -영원한 동료 황재균-’이라는 진심을 담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워낙 일찍 일어난 터라 허기가 졌던 KT 선수들은 황재균 덕분에 속을 든든히 채우고 멜버른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3년 총액 50억 원 조건에 새롭게 합류한 김현수에게 등번호를 선물, 훈훈함이 전해졌다. KT 관계자에 따르면 김현수는 올 시즌 KT에서 등번호 '28'을 새길 예정이었으나 황재균이 최근 은퇴 기념 식사 자리에서 ‘절친’ 김현수에게 자신의 등번호 ‘10’을 달고 뛰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김현수가 이를 흔쾌히 수락하면서 황재균이 오랫동안 달았던 ‘10’의 새 주인이 탄생했다. 
OSEN DB
현장에서 만난 김현수는 “예전에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비롯해 동기들끼리 (황)재균이랑 밥을 먹었다. 그 때 은퇴와 관련한 이야기를 다 나눴다”라며 “오늘 안 하던 짓을 하길래 왜 샌드위치를 사왔냐고 했다. 잘 먹겠다고 인사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황재균은 2025시즌을 마치고 세 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으나 KT의 단년 계약 제안을 받고 고심 끝 12월 19일 전격 현역 은퇴했다. 
황재균은 당시 자필편지를 통해 "딱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큰 부상 없이 팀에 헌신하고, 늘 모든 면에서 노력하던 선수 황재균으로 많은 분들께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겸손하고, 예의바르고 사건 사고 없이 좋은 기억으로만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셔서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고 눈물의 은퇴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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