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 걱정 끝? 'KIA→삼성' 임기영에게 ‘나만 믿으라’던 류지혁, 왜 돌변했나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6.01.22 13: 35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타이거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한 투수 임기영은 “언젠가는 고향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이렇게 오게 될 줄 몰랐다”고 씩 웃었다. 
대구가 고향인 임기영은 경북고를 졸업한 뒤 2012년 한화 이글스의 2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4년 12월 송은범의 FA 보상 선수로 KIA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상무에서 병역 의무를 마치고 2017년부터 KIA 소속으로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선발과 중간 모두 가능한 그는 2017년과 2018년 8승을 올렸고 2020년 9승으로 개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세웠다. 2023년에는 KIA의 허리를 든든히 지키며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인 16홀드(평균자책점 2.96)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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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7경기 6승 2패 2홀드 평균자책점 6.31에 이어 지난해 10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3.00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1군 통산 성적은 295경기 52승 60패 4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4.88. 
지난 2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임기영은 “돌고 돌아 고향 팀에 오게 됐는데 정말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주변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9년간 KIA에서 뛰었던 그는 갑작스러운 이적 통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무리 캠프가 한창이었는데 이적 통보를 받고 나서 좀 정신없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기도 했으니”. 임기영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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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니폼을 갈아입은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만 한화에서 KIA로 이적했던 14년 전과 달리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임기영은 “이제는 연차도 있으니 행동 하나하나 더 신경 써야 한다. 집안마다 가풍이 있듯 팀 문화와 규율을 잘 이해하고 잘 적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IA 시절 함께했던 친구 류지혁(내야수)은 임기영의 새 팀 적응에 큰 도움을 줄 든든한 존재. “2차 드래프트 직후 지혁이에게 연락했는데 ‘나만 믿으면 된다’고 하더라.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라고 해서 자주 연락했었는데 오늘 뭐 좀 물어보려고 연락했더니 ‘전화 좀 그만하라’고 말하더라”고 웃어보였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삼성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임기영은 “강팀 아닌가. 투타 모두 강하다. (최)형우 형이 합류하면서 전력이 더 강해졌다”면서 “제가 잘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2년간 너무 못했다. 늘 그렇듯 제 자리는 없다는 마음으로 치열한 경쟁에서 반드시 살아남겠다”고 말했다. 
임기영은 국가대표 출신 포수 강민호와 함께 할 수 있어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단다. “저도 많이 기대된다. 투수 입장에서 최고의 포수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아주 기쁜 일이다. 그동안 함께 할 기회가 없었는데 정말 잘됐다. 성격이 되게 좋으시고 투수들을 잘 챙겨주신다고 들었다. 많이 물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임기영은 또 “우리 에이스 (원)태인이에게도 물어보고 싶은 게 많다. 저보다 후배지만 배울 건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선발과 중간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는 임기영은 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출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선발이 무너졌을 때 롱릴리프로 소화할 수 있고 대체 선발이 필요하면 언제든 나갈 수 있다. 어떤 역할이든 소화 가능한 게 제 장점 중 하나다”. 
임기영은 2023년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며 “저를 믿고 기용해주셨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오르는 게 늘 즐거웠다. 가장 재미있게 야구했던 건 우승을 차지했던 2017년이었다”고 말했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 도입 이후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처음에는 스트라이크라고 생각했던 게 볼이 되니까 까다롭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러다 보니 한가운데 몰리는 공도 늘어나고 사이드암 투수에게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지난해 7월 8일 한화전 이후 1군 마운드에 서지 못한 임기영은 생존을 위한 승부수를 띄웠다. “2군에서 연습할 때 팔 높이에 변화를 줬다. 가장 편한 상태에서 던지려고 하다 보니 팔이 올라갔다. 사이드암과 스리쿼터의 중간이라고 보면 된다. 원래 캐치볼 할 때 오버로 던지고 경기할 때만 옆으로 던져서 그런지 어색한 건 없다. 힘쓰기 더 좋은 것 같다”. 
임기영에게 이적 후 가장 이루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자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시리즈 우승”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 같은 건 없다고 힘주어 말하며 “물론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소화하고 싶고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선발할 때도 10승 달성 같은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그냥 제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며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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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친화적 구장으로 잘 알려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하지만 임기영은 좋은 기억이 가득하다며 잔뜩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투수 입장에서 이곳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저는 다르다. 부담감이 전혀 없다. 고향이라 그런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대구만 오면 좋아졌다. 기대된다”. 
이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었다. 임기영의 지난 2023년 대구 삼성전 성적은 4경기 평균자책점 1.50. 그야말로 극강 모드였다. 이제 라팍을 홈으로 사용한다면 3년 전의 위력투를 다시 보여줄 수 있지 않을까. 
인터뷰가 끝날 무렵, 임기영은 기사를 통해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KIA에 있을 때 많은 분들께서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좋은 구단에서 좋은 기억만 안고 떠나게 돼 고마운 마음뿐이다. KIA 팬들께서 저와 제 가족에게 늘 따뜻하게 대해주신 것도 평생 잊지 않겠다. 라팍에 올 때마다 파란 물결로 가득한 3루 관중석을 보며 삼성 선수들은 참 든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부터는 삼성 팬들의 응원에 힘입어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 잘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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