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호성은 지난해 데뷔 이후 가장 의미 있는 한 해를 보냈다. 58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9세이브 3홀드를 기록했고, 시즌 중에는 소방수 중책까지 맡았다. 평균자책점 6.34라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시즌을 어떻게 마무리했는지가 더 강하게 남았다.
특히 가을 무대에서의 활약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포스트시즌 8경기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0.00.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불펜의 핵심 역할을 해냈다. 시즌 후에는 K-베이스볼 시리즈 대표팀에 발탁돼 도쿄돔 마운드를 밟는 경험까지 했다.
지난 2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이호성은 지난해를 돌아보며 “많은 걸 느낀 한 해였다”고 말했다. 그는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기복이 있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결국 기복을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시작보다 끝이 더 중요했다. 데뷔 후 처음 경험한 가을야구는 이호성에게 확실한 자신감을 안겨줬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여름이 지나 날씨가 선선해지면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는 느낌이 있었다. 그래서인지 야구가 잘 됐다”며 “가을에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으니 결과도 따라온 것 같다. 자신감이 한층 더 커졌다”고 말했다.

대표팀 경험 역시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이호성은 “좋은 선수들은 어떻게 준비하는지 유심히 지켜봤다. 훈련 방법뿐만 아니라 수면 시간, 식습관까지 배울 게 정말 많았다”며 “일본 대표팀 투수들의 투구 폼을 영상으로 보면서 선수마다 자신만의 힘쓰는 방법이 있다는 것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만의 무언가를 확실하게 만들고, 흔들리지 않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의 경험은 올 시즌 준비 과정에서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해줬다. 이호성은 “한 시즌을 치르면서 스스로 무엇이 부족한지 느낄 수 있었다. 준비 방향을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해마다 기술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부족한 구종을 보완하고 볼 배합과 커맨드에도 신경 쓰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컨트롤이 흔들릴 때 어떻게 빠르게 감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계속 고민하며 훈련하고 있다”고 했다.
삼성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올 시즌은 정상 등극을 목표로 한다. ‘우승 청부사’ 최형우(외야수)가 10년 만에 복귀하면서 타선의 무게감도 한층 더해졌다.

이호성은 “우승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설레고 기쁘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하면서도 “너무 의식하면 욕심이 과해질 수 있다.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다 보면 목표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몸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는 “1~2년 차 때 비실비실했던 모습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며 웃었다.
지난해 팀 불펜 평균자책점 4.48에 그친 삼성은 외부 영입 대신 내부 육성을 통한 전력 강화를 택했다. 이는 팀 안에 믿을 만한 자원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호성 역시 그 중심에 서겠다는 각오다.
“작년에는 불펜 첫해였고 저연차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완벽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시즌이다”.
그는 이어 “큰 욕심보다는 준비한 걸 마운드에서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래서인지 수치상 목표도 없다. 이호성은 “일희일비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올 시즌을 향한 마음가짐을 분명히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