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차은우가 소속팀 아스트로 멤버 고(故) 문빈의 생일에 침묵한 대신 '탈세 사과문'을 선택해 빈축을 사고 있다.
"생일 축하해 보고싶다". 1년 전, 지난해 1월 26일 차은우가 개인 SNS에 올린 글이다. 이와 함께 차은우는 문빈의 묘소 앞에 초코파이, 초코우유 등으로 만든 조촐한 생일 케이크와 생전 문빈과 찍은 사진들을 게재하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애틋하게 표현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인 지난 26일 차은우는 침묵했다. 그리웠어도 표현할 수 없었고, 끝내 하지 못했다. 대신 그는 200억 원 대 추징금이라는 역대급 연예인 탈세 스캔들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현재 육군 군악대로 군복무 중인 차은우인 만큼 군인 신분으로서 개인 SNS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차은우는 입대 후 지난해 11월 개인 솔로 앨범에 대한 홍보 게시물은 SNS에 올렸다. 영리 활동을 위한 게시물은 존재하지만 고인에 대한 언급은 없는 현실이 유독 씁쓸함을 남긴다.

그리움이 침묵한 자리를 차지한 사과문에서, 차은우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납세의 의무를 대하는 제 자세가 충분히 엄격했는지, 스스로 돌아보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늦어진 개인적 입장 표명에 대해서도 "지난 며칠 동안, 무슨 말씀부터 드려야 저로 인해 상처받은 분들께 저의 송구함이 조금이나마 전달될 수 있을지 고민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 저는 부대 내에서 일과를 마치고 이 글을 적고 있다"라며 "현재 저는 군 복무 중이지만, 결코 이번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선택은 아니었다. 지난해 군 입대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세무 조사 절차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입대하게 되었다"라고 도피성 입대 의혹을 먼저 해명했다.
그는 거듭 책임을 통감했고, "지난 11년이란 오랜 세월 동안, 가진 것보다 부족함이 더 많은 제가 여러분께서 아낌없이 보내주신 사랑과 응원 덕분에 지금의 ‘차은우’라는 과분한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라며 청년 이동민으로서 연예인 '차은우'의 책임감을 피력했다.
더불어 "그렇기에 그동안 부족한 저를 믿고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과 함께 일해 온 많은 분들께 보답은 드리지 못할지언정 큰 상처와 피로감을 드리게 되어 이루 말할 수 없이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한번 더 사과한 뒤 "추후 진행 되는 조세 관련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 또한 관계 기관에서 내려지는 최종 판단에 따라 그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그에 따른 책임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차은우의 진심이 팬들 나아가 대중에게 전달되기는 아직 요원해보인다. 그의 사과문보다 앞서 걸그룹 뉴진스 소송까지 도맡았던 국내 5대 로펌이자, 지난해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출신의 고문을 초빙한 법무법인 세종 측이 차은우의 법률대리인을 맡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여파다. 비록 소속사 판타지오 측은 "확인불가"라며 말을 아꼈으나, 이는 사실상 '인정'의 다른 말로 읽혔다.
추징금 200억 원 대의 결과가 통보되기까지 떠들썩하게 알려진 차은우의 수익 정산 방식 자체도 여전히 의혹을 남긴다. 판타지오와 데뷔 이래 전속계약을 체결해온 차은우이지만, 별도의 1인 기획사를 모친 명의의 가족 법인으로 설립해 정산금을 나눠 받았다. 그마저도 유한책임회사로 변경해 감사를 회피하기 용이했고, 주소지는 부모가 운영 중인 강화도 장어식당으로 삼았다. 연예 매니지먼트업보다는 요식업과 관련이 더 깊은 장소이지만 수도권 부동산 비규제지역이기는 하다.
개인소득세 최고세율 45%, 법인소득세 최고세율 25%. 국세청이 페이퍼컴퍼니라고 본 1인 기획사를 통해 차은우는 단순 계산 만으로도 20%P가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었다. 추징금 액수로 어림잡은 계산 만으로도 800억 원에서 1000억 원 대 소득이 예상됐던 만큼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내는 현행 조세구조에 의문을 가졌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 조세구조를 성실하게 지킨 사람들의 세금이 차은우 혹은 무명의 누구가가 출연할 콘텐츠 지원 사업의 예산으로도 흘러갈 수 있었다. 반대로 부지런히 피해간 누군가의 절세가 세수를 부족하게 만들기도 했을 터다. 극과 극의 비약 만큼이나 좁힐 수 없는 그 간극이 현재 차은우와 대중의 거리감이다. 의혹을 회피하기 보다는 성실하게 납세의 의무를 지키겠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대중적 사랑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일방적 환호가 아닌 인지상정의 소통으로 팬들과 공감할 줄 알던 '얼굴 천재'를 다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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