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의 연속이다. 프로야구 레전드의 초라한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FA 보상선수와 비교까지 해야할 수도 있다. 과연 손아섭(38)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에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고 KIA 타이거즈와 3년 20억원(계약금 5억원, 연봉총액 12억원, 인센티브 3억원)에 계약한 좌완 투수 김범수의 FA 보상선수를 선택해야 한다.
김범수는 B등급 FA다. B등급 FA의 보상규정은 25인 보호선수 외 보상선수 1명과 직전연도 연봉의 100%에 해당하는 보상금, 혹은 직전연도 연봉 200%의 보상금이다.


KBO는 지난 23일 김범수의 계약을 공시했다. FA를 영입한 구단은 KBO의 계약 공시 이후 3일 이내로 원 소속팀에 보호명단을 제출해야 한다. KIA는 지난 26일 한화에 25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했다.
한화의 시선은 투수 쪽으로 시선이 쏠릴 수 있다. 벌써 2명의 필승조가 이탈했다. 4년 100억원에 영입한 강백호의 보상선수로 베테랑 필승조 한승혁이 팀을 떠났다. 여기에 김범수까지 FA로 이탈했다. 아울러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태양까지 KIA의 지명을 받고 떠났다. 핵심 불펜 2명에 이를 대체할 베테랑 투수까지, 1군급 투수 3명이 빠진 상황에서 투수진 보강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
물론 지난해 마무리로 급성장한 김서현을 비롯해 지난해 신인으로 대표팀까지 선발된 정우주, 김종수, 그리고 좌완 조동욱 황준서 권민규 등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영건들은 많다. 기존 박상원 주현상 윤산흠 강재민 등도 필승조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럼에도 투수는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이미 스프링캠프를 떠난 만큼 한화는 현장과 빠른 논의 끝에 “두세 명 정도로 압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5인 보호선수 밖에서 당장 1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즉시전력감, 또는 미래 가치가 높은 투수를 고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선택의 폭은 더 좁지만 야수로 눈을 돌릴 수 있다. 현재 한화의 약점은 외야진, 특히 중견수 자리다. 지난해 에스테반 플로리얼, 루이스 리베라토 등 외국인 선수들로 중견수 자리를 채우려고 했다. 그러나 플로리얼은 공격, 리베라토는 수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공수에서 완전 무결한 선수들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중견수 자리가 뚜렷하게 보강된 게 아니다. 지명타자와 코너 외야수 자원인 강백호, 외국인 선수 역시 코너 외야수 자리에서도 아쉬운 수비력의 요나단 페라자를 영입했다. 공격적으로 극대화를 시켰다.
중견수 자리는 무주공산이고 올해 신인 오재원에게 기대를 하는 부분도 크다. 한화도 일찌감치 오재원을 주전 중견수 재목으로 생각하고 지명했다. 또 싹수가 보이는 젊은 야수들에게는 기회를 주고 키워내는데 일가견이 있는 김경문 감독의 뚝심도 오재원을 향한 기대감을 크게 하는 요소다.

그래도 신인은 신인이다. 경험과 체력 등에서 떨어질 수 있다. 한화가 외야수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KIA도 외야수 뎁스가 폭넓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투수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또 박찬호가 FA로 이탈한 것을 감안해 내야진을 더 보호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성에서 외야수들이 25인 보호선수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만약 외야수를 선택하게 된다면, ‘FA 미아’ 위기의 손아섭에게는 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이미 강백호를 시작으로 김범수의 FA 협상, 노시환의 비FA 다년계약 협상 등에 우선순위가 밀렸던 손아섭이다. 한화도 손아섭의 사인 앤 트레이드를 알아보는 등 길터주기에 적극적이었지만 받아주는 팀이 없는 모양새다.
손아섭에게도 한화 잔류가 가장 현실적인 선택지인 상황. 그런데 한화가 김범수의 FA 보상선수로 중견수가 가능한 젊고 유망한 외야수를 지명하게 된다면 손아섭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FA 보상선수인 26번째 선수까지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 신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또 기록 연장의 꿈, 한국 최초 3000안타 도전까지 꿈꾸는 손아섭은 점점 초라해지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