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 있는데 골문 비우고 올라가라고? 'GK 극장골' 무리뉴의 지시, 이유가 있었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1.30 06: 10

명장 맞다. 조세 무리뉴(63) 감독의 선택은 과감했고, 이유는 명확했다. 3-2 리드 상황에서도 수비가 아닌 공격이었다.
SL 벤피카는 29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의 이스타디우 다 루스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최종전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4-2로 꺾었다.
경기 막판 터진 골키퍼 아나톨리 트루빈(25)의 헤더 골은 단순한 쐐기가 아니었다. 벤피카의 탈락을 막고 팀을 플레이오프로 끌어올린 결정적 한 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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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흐름은 벤피카 쪽이었다. 초반부터 강한 압박과 빠른 전환으로 레알을 몰아붙였고, 전반에만 두 골을 넣으며 주도권을 잡았다. 레알은 킬리안 음바페의 개인 능력으로 따라붙었지만, 조직력과 집중력에서 벤피카에 밀렸다. 후반 들어서도 벤피카는 물러서지 않았고, 3-2 리드를 유지한 채 경기 막판을 맞이했다.
그 시점에서 벤피카의 순위는 여전히 불안했다. 리그 페이즈 최종 라운드가 끝난 뒤 순위표를 보면 상황은 분명했다. 23위 보되/글림트, 24위 벤피카, 25위 마르세유, 26위 파포스, 27위 위니옹 생질루아까지 무려 다섯 팀이 승점 9점으로 동률이었다. 탈락과 생존은 단순 승점이 아닌 득실, 그리고 '골 하나'에 달린 싸움이었다. 3-2 승리는 충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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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조제 무리뉴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후반 추가시간 프리킥 상황에서 그는 골키퍼 트루빈을 상대 페널티 박스로 올려보냈다. 무리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이기고 있었지만 충분하지 않았다. 그 순간에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라며 "3-3이 돼도 우리는 탈락이었을 수 있다. 이 경기는 이기는 것만으로 끝낼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니코(오타멘디)를 올렸고, 더 이상 교체 카드가 없자 트루빈을 올렸다. 승리는 언제나 중요했다"라고 덧붙였다.
결과는 극적이었다. 트루빈은 정확한 킥을 머리로 받아 넣으며 자신의 커리어 첫 득점을 기록했다. 점수는 4-2, 벤피카는 순위를 끌어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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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트루빈 역시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했다. 그는 "솔직히 3-2가 충분한지 몰랐다. 주변에서 '하나 더, 한 골 더'라고 외쳤고, 감독님이 직접 올라오라는 신호를 보냈다"라며 "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이후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미친 순간이었다. 24살에 첫 골이다"라고 웃었다.
무리뉴의 판단은 계산된 선택이었다. 수비적으로 경기를 닫는 대신, 리그 페이즈 구조와 순위표를 정확히 읽고 골 하나를 더 선택했다. 그 한 번의 공격 가담은 벤피카의 유럽 시즌을 끝내지 않았다. 오히려 연장시켰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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