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주실이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흘렀다.
이주실은 지난해 2월 2일 심정지 상태로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으나 끝내 회복하지 못했다.
고인은 생전 여러 방송을 통해 유방암 투병 사실을 담담히 고백한 바 있다. MBN ‘특종세상’에서 그는 “30년 전, 50세에 유방암 3기 판정을 받았고 이후 말기까지 진행돼 시한부 1년 선고를 받았다”며 “하지만 이를 극복해 냈다”고 밝혀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후 건강 검진에서 암 재발 사실을 알게 됐고, 다시 병마와 싸웠으나 끝내 일어서지 못했다.

2023년 7월 tvN STORY ‘회장님네 사람들’에서는 유방암 4기였던 과거와 기적처럼 이어진 시간을 회상했다. 당시 이주실은 믿기 어려울 만큼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밝고 명랑한 성격 덕분에 역경을 견뎌낼 수 있었다”며 13년에 걸친 투병 생활을 담담히 돌아봤다.
그는 암을 처음 알게 된 순간도 솔직히 전했다. 딸들과 목욕을 하던 중 작은 딸이 “엄마 가슴에 구슬이 들어 있다”고 말해 병원을 찾았고, 촉진 후 곧바로 정밀 검사를 받아 3기 말, 곧 4기로 진단됐다는 것이다. 함께 출연한 배우 김혜정이 당시의 충격을 걱정하자, 이주실은 “무서운 병보다도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생각뿐이었다”며 “아이들이 있어서 잘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위기에 닥치면 누구나 강해진다”고 덧붙였다.
투병 중에도 그는 일을 놓지 않았다. “모든 걸 내려놓으면 무기력해진다”며 영화 제안을 받았던 일화를 전한 그는 “‘질병은 개인의 일이고, 우리는 일을 한다’는 제작진의 말이 오히려 감사했다”고 털어놨다. 또한 유방암 진단 당시 친정어머니가 매일 기도해줬다며 “5년만 더 살게 해달라고 기도하셨는데, 어느덧 그 시간이 훌쩍 지났다”고 유쾌하게 이야기해 뭉클함을 더했다. 그는 “아프기 전과 지금은 삶의 가치가 다르다.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이라는 말로 깊은 여운을 남겼다.
1964년 데뷔한 이주실은 드라마 ‘여심’, ‘아들과 딸’, ‘뉴하트’, ‘49일’, ‘오 나의 귀신님’, ‘미세스 캅’, ‘보이스’, ‘구해줘2’, ‘현재는 아름다워’, ‘나쁜엄마’, ‘경이로운 소문2’, ‘오징어게임 시즌2’ 등 수많은 작품에서 영화·드라마·연극·예능을 넘나들며 활약했다. 따뜻한 모성애가 떠오르는 선한 이미지와 탄탄한 연기 내공으로 ‘믿고 보는 배우’로 사랑받았으며, 2023년 영화 ‘오마주’로 제10회 들꽃영화제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kangs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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