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이래서 펑펑 울었구나..."내 마지막 올림픽" 은퇴 선언, 3000m 계주 金·1500m 銀 '라스트 댄스'[2026 동계올림픽]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2.21 12: 56

'쇼트트랙 여제' 최민정(28, 성남시청)이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마쳤다. 그가 이번 대회가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라며 눈물로 안녕을 고했다.
최민정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김길리에 이어 2위로 들어오며 은메달을 획득했다.
만약 최민정이 우승했다면 쇼트트랙 역사상 첫 개인 종목 3연패라는 대기록이 탄생할 수 있었다. 그는 2018 평창 대회와 2022 베이징 대회에서 여자 1500m 금메달을 차지한 '디펜딩 챔피언'이기 때문. 지금까지 남녀를 불문하고 쇼트트랙 개인 종목에서 3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금메달의 주인공은 대표팀 후배인 '람보르길리' 김길리였다. 최민정은 선두권에서 달렸지만, 막판 스퍼트에서 밀리며 두 번째로 빠르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메달을 차지한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김길리를 안아주며 훈훈한 모습을 연출했다.
그럼에도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통해 대한민국 올림픽 역사에 이정표를 세웠다. 그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뒤 대회 마지막 레이스인 여자 15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며 자신의 통산 올림픽 메달을 7개(금메달 4개·은메달 3개)로 늘렸다. 
이로써 최민정은 동·하계 올림픽을 통틀어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선수로 등극했다. 이번 대회 전까지는 양궁의 김수녕, 사격의 진종오, 스피드 스케이팅의 이승훈(이상 6개)이 한국 올림픽 역사상 최다 메달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민정이 7개라는 금자탑을 쌓으며 선배들을 뛰어넘었다.
최민정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여자 1500m와 여자 2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며 2관왕에 올랐다. 4년 뒤 2022 베이징 대회에서는 여자 1500m에서 금빛 질주를 펼쳤고, 여자 1000m와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그리고 자신의 3번째 대회인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각각 하나씩 추가한 것. 그 덕분에 최민정은 전이경(금메달 4개·동메달 1개)과 함께 동계 올림픽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 타이 기록까지 세웠다. 
이제 최민정이 올림픽 무대에서 획득하는 메달 하나하나가 새로운 역사가 된다. 만약 그가 금메달을 하나 더 손에 넣는다면 김우진(양궁)이 갖고 있는 금메달 5개 최다 기록과도 동률을 이루게 된다. 
하지만 최민정이 다시 올림픽 포디움에 오르는 모습을 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등에 따르면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다. 시즌 준비하면서 무릎과 발목이 좋지 않았고, 마음도 힘들었다.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했다. 경기를 마치고도 마지막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이제 올림픽에서 날 보지 못할 거 같다"라고 고백했다.
다만 현역 은퇴를 선언하진 않았다. 최민정은 "선수 생활 마무리는 나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소속팀과 이야기를 해봐야한다"라며 "일단 올림픽만 생각해 왔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았다. 당분간 쉬면서 생각해보겠다"라고 밝혔다.
결국 눈물을 참지 못한 최민정. 그는 "후회 없는 경기를 해서 너무 후련하다. 그냥 여러 감정이 교차해서 눈물이 나온다"라며 "자연스럽게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그런 생각이 들게 됐다. 이번 시즌 아픈 곳도 많았고, 컨디션을 끌어 올리는 데 여러 가지로 힘들었다. 발목도 좋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최민정은 세 번의 대회에서 여러 대기록을 남겼다. 그는 "처음 평창 올림픽 때만 해도 이렇게 대기록을 세울 줄 몰랐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라며 "(최다 메달 신기록이) 믿기지 않는다. 7개나 땄는데 '진짜 내가 다 딴 게 맞나' 싶기도 하다. 운도 좋았고, 여러 가지가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가장 좋았던 순간으로는 "지금"을 꼽았다. 최민정은 "최다 메달 기록을 세운 지금이 가장 좋다. 원래 2022년 베이징 대회에서 1500m 2연패를 했던 순간이었는데, 7개 메달을 되돌아보면 최다 메달 기록을 세운 오늘 은메달이 더 가치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최민정은 팬들에게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을까. 그는 "대한민국 쇼트트랙이 강하다는 것을 계속 보여준 선수로 기억해주시면 충분하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최민정은 '에이스' 계보를 이어받은 후배 김길리에게 다시 한번 축하를 건넸다. 그는 "감정이 벅차올라서 축하한다고만 했다. 라커룸에서 '길리가 1등이라 더 기쁘다'고 했다. 1500m 금메달을 이어줬으니 한결 편하게 쉴 수 있을 것 같다"라며 "나도 전이경, 진선유 선배님을 보며 꿈을 키웠다. 길리도 나를 보며 꿈을 키우고 이뤄내고 있다. 뿌듯하다"라고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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