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궁금한 청춘에게, '파반느' 문상민X고아성 표 해답 [Oh!쎈 리뷰]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6.02.22 07: 09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확고하게 다음 청춘의 표상이 된 배우 문상민의 얼굴로 정답이 없을 질문에 나름의 해답을 제시하는 영화 '파반느'다. 
지난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파반느'(감독 이종필, 제작 더램프, 공동제작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마음의 문을 닫고 살아가던 세 사람이 서로에게 빛이 되어주며 삶과 사랑을 마주하게 되는 영화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를 원작 삼아,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과 '탈주' 등으로 호평받은 이종필 감독이 직접 필사까지 하며 공들여 각색해 영화로 탈바꿈시켰다. 당초 극장 개봉을 목표로 했으나 넷플릭스로 공개되며 OTT를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프랑스 작곡가 모리스 라벨의 곡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에서 제목을 따온 원작 소설과 같이 영화 '파반느' 또한 클래식음악 가운데 서양 고전주의 무곡 파반느와 같이 느리고 장중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어린 시절 엄마를 버리고 떠난 아버지 의 부재 속에 감정적 결핍을 느끼며 자라온 청년 경록(문상민)이 백화점 주차 아르바이트를 하며 친해진 요한(변요한)과 주차장 구석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 여자 미정(고아성)이 주인공이다. 

주차장 가장 깊고 어두운 곳에 있는 여자 미정은 '공룡'이다. 볼품 없는 외모,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존재감이 그를 괴물이나 다름 없는 공룡 같은 존재라는 뜻에서 모두에게 '공룡'으로 각인시켰다. 그러나 경록에겐 달랐다. 호기심에서 시작된 연민, 연민에서 나아간 순수한 관심을 경록은 있는 그대로의 친절로 표현했다. 영원할 수 없는 섣부른 동정은 상처만 남길 뿐이라는 요한의 경고에도 경록의 선택은 미정을 향한 직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미정은 있는 그대로 경록을 존재하게 만들어주는 인물이다. 준수한 외모를 가졌지만 부성애의 결핍 때문일까 표정을 잃은 경록에게 미정은 친절의 이유만 경계할 뿐 어떤 가식 없이 대하는 관계로 화답한다. 꾸밈 없는 외모 만큼 숨김도 없고, 화려한 자극은 없지만 주차장 깊은 어둠조차도 포옹하는 듯한 편안함에 어두운 줄로만 알았던 경록의 세상에 빛이 들어찬다. 화려한 백화점 가장 그늘진 주차장 안에서도 홀로 묵묵히 존재하던 미정 역시 경록을 마주하며 혼자서도 빛날 수 있는 존재로 거듭난다. 
아름다운 외모, 늘씬한 맵시, 화려한 스펙이 사랑의 필수조건처럼 여겨지는 분위기에 그 모든 것들이 갖춰진 백화점 뒤편에서는 정작 어떤 외적인 것보다도 내면을 볼 줄 아는 청춘의 사랑이 싹튼다. 마치 판타지 같지만 각자의 결핍을 인정하고 내보일 줄 알고 또 상대의 부족함도 받아들일 줄 아는 성숙함까지 보이며 이들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느리지만 장중하고 또 정중하게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 '파반느'를 보다 보면, 원작을 필사까지 해가며 탐독한 이종필 감독의 공손한 고뇌와 나름의 해답이 보이는 듯 하다. 그가 생각한 사랑이란 결국 빛과 어둠 어느 한 쪽이 아닌 조화와 공존, 자신의 빛도 어둠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존재할 수 있는 사람 앞에서 드러나는 것이라고. 경록과 미정은 어둠 속에서도 있는 그대로일 때 함께 빛났다가 때로는 상대를 부정하거나 스스로를 꾸미고 감추려다 어긋나기도 한다. 여백을 강조하던 원작보다도 한층 친절해진 영화의 표현들이 보다 직접적으로 또 다른 정서적 울림을 남긴다. 
무엇보다 경록을 보여준 문상민이 '파반느'의 백미다. 드라마 '슈룹', '은애하는 도적님아' 속 확신의 '대군상'이라던가 '방과 후 전쟁활동'의 패기 가득한 교복 입은 소년을 말끔히 지웠다. 준수한 얼굴로 어딘가 모를 결핍도 다독여주고 싶게 만드는 청년, 빛보다 어둠이 익숙하면서도 잔뜩 구겨졌다가 펴질 줄 아는 자연스러운 혈기. 문상민은 '파반느'를 통해 전에 없던 청년의 얼굴을 보여줬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에 이어 다시 한번 이종필 감독과 만나 고아성은 믿고 보는 연기로 미정을 완성했다. 고아성이기에 미정은 꾸밈 없어도 볼품 없지 않고, 생기 넘치는 여성으로 경록의 설렘이 틀리지 않았음을 설득시킨다. 변요한은 장난기 가득한 것처럼 까불거리다가도 지울 수 없는 상처를 간직한 듯 음울해지는 요한을 익숙한 듯 소화한다. 현실에서도 백화점이나 여느 쇼핑몰 주차장 이런 사랑을 하는 청춘들이 있을까 돌아보고 내심 기대하며 응원하게 만드는 '파반느'다.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 monamie@osen.co.kr
[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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