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팅 32개' 女 대표팀, '美 공습' 이란 3-0 격파...'비즈니스석·프라다 논란' 딛고 아시안컵 첫 경기 승리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3.02 19: 59

신상우호가 두드리고 두드린 끝에 여러 논란을 딛고 이란을 완파하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2일(한국시간) 호주 골드코스트의 골드코스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A조 1차전에서 이란을 3-0으로 격파했다.
이번 대회는 2027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여자월드컵 예선겸이기도 한 만큼 중요한 무대다. 총 12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경쟁하는 가운데 각 조 1, 2위와 조 3위 중 상위 2개 팀이 8강에 진출한다. 이후 4강에 오른 4개국과 8강 탈락팀 중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2개국, 총 6개 나라가 월드컵에 직행한다.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두 팀은 대륙 간 토너먼트로 향한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지소연이 은퇴까지 불사하며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요구했고, 팬들 사이에선 시장 규모도 관심도도 현저히 떨어지는 여자 대표팀이 남자 대표팀과 같은 처우를 바랄 자격이 있냐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대한축구협회는 요구를 받아들여 이번 대회 비즈니스석을 지원했다.
여기에 '레전드' 조소현까지 기름을 끼얹었다. 한국 여자 축구의 핵심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프랑스 여자대표팀의 '명품' 프라다 단복 사진을 올리며 "한국은 이런 거 없나?"라고 적어 대중들의 질타를 받았다. 중요한 대회를 시작하기도 전에 곱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된 것.
일단 대표팀은 미국의 공습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는 등 어수선한 이란을 잡아내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날 신상우호는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유정-지소연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문은주와 최유리가 좌우 날개를 맡았다. 정민영-강채림이 중원을 지켰고, 노진영-고유진-장슬기-김혜리가 수비진을 꾸렸다. 골문은 김민정이 지켰다.
이에 맞서는 이란은 5-4-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차트레누르, 파테메 샤반, 사르발리, 간바리, 베헤스트, 막도우미, 이마니, 아미네, 자파리, 모테발리, 예크타이가 선발 명단을 꾸렸다.
한국이 시작부터 한 수 아래인 이란을 몰아붙였다. 전반 4분 최유리가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5분엔 강채림이 골문 앞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았으나 제대로 슈팅까지 연결하지 못했다.
계속해서 한국의 일방적인 흐름이었지만, 좀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허술한 이란 수비를 여러 차례 뚫어내고도 마무리하지 못하는 그림이 반복됐다.
한국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17분 문은주가 박스 안에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서는 결정적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슈팅에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굴러갔고, 골키퍼에게 쉽게 잡히고 말았다.
두드리던 한국이 마침내 선제골을 터트렸다. 36분 장슬기가 최유정과 원투 패스를 주고받으며 박스 안까지 파고들었고, 먼 골문 쪽을 겨냥해 슈팅했다. 장슬기의 슈팅은 골포스트에 맞고 나왔지만, 흘러나온 공을 최유리가 침착하게 터닝슛으로 마무리했다.
이후로도 한국의 공세가 이어졌다. 전반 43분 문은주가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키를 넘기는 슈팅으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골라인을 넘기 전에 수비가 걷어냈다. 1분 뒤엔 지소연이 골키퍼까지 제쳤으나 빈 골문을 향해 때린 슈팅이 옆그물로 향했다.
전반 추가시간 2분 문은주가 우측에서 크로스했고, 최유정이 완벽한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이 골대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추가시간 4분엔 고유진이 문전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배달했지만, 강채림이 발을 제대로 갖다대지 못했다. 결국 한국은 전반 45분 동안 점유율 81%, 슈팅 숫자 20-0이라는 압도적인 수치를 자랑하고도 1-0에 만족해야 했다.
이란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3명을 교체하며 반격을 시도했다. 이란이 경기 첫 슈팅을 기록했다. 후반 9분 위협적인 역습을 펼치며 골에 근접한 장면을 만들었지만, 마지막 슈팅이 약하게 나가면서 골키퍼 김민정에게 쉽게 잡혔다.
위기를 넘긴 한국이 2-0으로 달아났다. 후반 13분 교체 투입된 이은영이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획득했다. 키커로 나선 김혜리가 골망을 흔들면서 2015년 괌전 이후 11년 만의 A매치 득점을 신고했다.
한국이 쐐기골을 뽑아냈다. 후반 30분 김혜리가 올린 프리킥을 주장 고유진이 강력한 헤더로 마무리했다. 고유진의 A매치 데뷔골이었다. 한국은 이후로도 여러 차례 이란 골문을 두드렸지만, 후반 35분 김민지가 골키퍼도 넘어진 상황에서 헛발질을 하는 등 4번째 골은 만들지 못했다.
첫 경기를 대승으로 장식한 대표팀은 이제 필리핀, 호주와 차례로 격돌한다. 다만 무딘 결정력은 숙제로 남게 됐다. 이날 한국은 전반에만 슈팅 20개를 퍼부었고, 후반에도 12개를 추가했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마무리로 3골에 그친 만큼 남은 경기들에선 보완해야 할 숙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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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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