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잡고 싶었는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는 LG 트윈스 문보경을 위한 무대가 되고 있다. 대표팀 해결사 본능을 과시하는 것은 물론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 투혼까지 선보이면서 LG 트윈스의 보물을 넘어서 대표팀의 보물이 되고 있다.
문보경은 현재 대표팀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는 해결사 역할을 하고 있다. 첫 경기였던 5일 체코전에서 1회 그랜드슬램을 터뜨리는 등 5타점을 쓸어 담으며 11-4 대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7일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1회 타점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1회 김도영, 자마이 존스, 이정후의 3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안현민이 삼진, 위트컴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기회가 사라지려는 찰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뽑아내면서 한국에 3-0 리드를 안겼다.
이후 문보경은 잠잠했다. 그러나 수비에서 몸을 날렸다. 5-5로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7회초 선두타자 마키 슈고의 1루 파울 지역의 뜬공에 전력질주 했다. 앞에 담장이 없는 것처럼 질주했다. 결국 파울이 됐고 문보경은 담장에 속도가 붙은 채 부딪혔다.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문보경은 한동안 누워서 일어나지 못했다. 일본의 1루코치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문보경의 상태를 체크했다. 문보경은 이후 훌훌 털고 일어났다. 도쿄돔에 모인 한국 팬은 물론 일본 팬들까지 문보경의 투혼에 박수를 보냈다.
문보경은 1사 2루에서 대타 사토 데루아키의 강습 타구에 다시 한 번 몸을 바쳤다. 정면에서 타구를 잡았고 2사 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문보경의 투혼은 빛이 바랬다. 결국 마키 슈고는 볼넷으로 출루했고 마키는 김영규가 스즈키 세이야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득점에 성공, 결승 득점 선수가 됐다. 이후 요시다 마사타카의 2타점 적시타로 한국은 패색이 짙어졌다.
문보경은 경기 후 안 그래도 동점 상황이었고 또 선두타자 출루가 위험한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느냐 못 잡느냐 따라서 투수 마음 가짐도 편해질 수 있고 야수들도 편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잡으려는 생각 밖에 없었다. 괜찮다”고 말했다.
한일전 패배에 대해 “좋은 경기를 했다고 말 할 수는 있지만, 어쨌든 패배를 했으니까 많이 아쉽다”라며 “대만전은 오전에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바로 자서 잊겠다. 진 것은 진 것이고 또 얽매이면 다음날 경기에 지장이 생긴다. 어쩔 수 없이 잊어야 하는 게 맞고 남은 경기 다 이기는 게 또 좋은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문보경은 2경기에서 7타점을 쓸어 담았다. 오타니보다 더 뜨거운 타자다. 오타니를 제차고 대회 타점 1위에 올라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기간 동안 한화와 11년 307억원 비FA 다년계약을 맺은 노시환을 밀어낼 만한 활약을 펼치면서 대표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과연 문보경은 한일전 이후 열린 대만과 호주와의 경기에서도 강력한 해결사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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