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제 자신한테 적응을 한 것 같아요."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이글스는 지난 8일 호주 멜버른,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총 10경기의 실전을 치렀고, 이 중 김서현은 5경기 5이닝을 소화해 7피안타 4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숫자만 본다면 좋은 성적은 아니지만, 연습경기인 만큼 '지금은 맞아도 되는 시기'라는 것이 김서현의 생각이다. 오히려 김서현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 삼성 라이온즈와의 등판에서 1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던 그는 "호주에서는 운 좋게 점수를 안 줬다. 그런데 볼넷이 나오고, 점수를 주면서 한편으로 다행이었다. 항상 잘 던질 수는 없다. 시즌 초반에 이렇게 안 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규시즌 초반 마무리를 맡았던 김서현은 갑작스러운 보직이동에도 69경기 66이닝을 소화해 33세이브, 2승4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한화의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한화 역대 4번째 단일 시즌 30세이브 기록이고, 2004년생인 김서현이 만 21세의 나이로 최연소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성과만큼이나 보완점도 뚜렷한 한 해였다. 시즌 후반 급격한 체력 저하와 기복 있는 투구가 발목을 잡았다. 한 시즌의 공로가 무색해질 정도로 아쉬움이 컸던 마지막 등판의 악몽은, 오히려 김서현이 자신을 공부하게 만든 값진 계기이자 더 단단한 시즌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됐다.
김서현은 "작년처럼 마운드에서 급하지 않다. 내가 내 자신한테 적응을 한 것 같다. 볼넷이 나와도, 안 좋은 날엔 볼넷이 나오는 걸 알고 있어서 작년처럼 다급해지기보다 '어차피 나가도 괜찮다'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면서 "마운드에서 안타나 홈런을 맞더라도,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 자체에 적응해야 한다. 어차피 이기고 있으니 내 공을 더 자신 있게 던지자는 생각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욕심없이, 착실하게 가는 게 올해의 목표다. 김서현은 "작년 후반쯤 (박)영현이 형과 세이브가 한 두 개밖에 차이가 안 났다. 감독님도 욕심을 내보라고 하시기도 했는데, 한 두 개 잡으려고 악을 쓰다 보니 원래 했던 퍼포먼스가 안 나오더라. 욕심 때문에 성적이 안 좋아질 수도 있구나를 느꼈다"고 돌아봤다.
김서현은 "이제는 자꾸 욕심내지 말자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면서 "1년 동안 부상 안 당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작년처럼 기복이 많이 심한 모습 보이지 않고, 기복이 적은 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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