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국 땅 안 밟는다! 지도자 암살에 WC 전격 ‘보이콧’… 트럼프 환영 메시지도 소용없었다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3.12 06: 43

"지도자를 죽인 나라에서 공을 찰 수는 없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개막을 석 달 앞두고 초유의 사태에 직면했다.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11일(한국시간)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스포츠부 장관의 발표를 인용해 "이란이 오는 6월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에 자국 대표팀을 파견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전쟁의 포화가 결국 '별들의 잔치'마저 집어삼킨 형국이다.
아시아의 강호 이란이 개최국 미국과의 군사적 충돌 및 자국 지도자 암살 사건을 이유로 월드컵 불참을 공식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참가를 환영한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이란은 끝내 '보이콧'이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들었다.

도냐말리 장관은 이란 국영 TV에 출연해 결연한 표정으로 보이콧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 부패한 정권(미국)이 우리 지도자를 암살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미국 땅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라고 못 박았다.
이란은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4회 연속 본선 진출권을 따낸 상태였다. 조 추첨 결과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함께 G조에 편성됐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와 시애틀 등 미국 본토에서만 조별리그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국 지도자 암살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 이후 이란 내부에서는 "적국의 땅에서 축구 축제를 즐길 수 없다"는 강경론이 득세했고, 결국 불참이라는 최악의 결론에 도달했다.
이번 발표는 불과 하루 전까지 전해졌던 희망적인 소식들을 정면으로 뒤집는 결과다. 앞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월드컵 준비 상황을 논의했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갈등과는 별개로 이란 대표팀이 북중미 땅을 밟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인판티노 회장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에 감사한다. 축구가 세상을 하나로 묶는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것"이라며 이란의 참가를 낙관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국의 '당근'을 거부했다. 마치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서 17분 만에 쫓겨난 토트넘의 킨스키처럼, 이란은 본선 무대가 시작되기도 전에 스스로 그라운드를 떠나는 길을 택했다.
이란의 보이콧이 확정됨에 따라 FIFA는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야 되는 상황이다. FIFA 규정에 따르면 본선 진출국이 기권할 경우 해당 대륙 연맹(AFC)의 차순위 팀이 대체자로 선정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라크다. 이라크는 원래 볼리비아-수리남 승자와 대륙간 플레이오프(PO)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란의 자리를 직접 승계하거나 대진 조정에 따라 UAE가 혜택을 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 축구계는 이란의 이탈이라는 비극 속에서도 뜻밖의 '본선행 티켓'이 어디로 향할지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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