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안타까운 비극이다. 이란의 10대 레슬링 선수가 시위에 참가했다가 공개 처형되는 충격적인 일이 벌어졌다.
영국 'BBC'는 20일(한국시간) "이란 국영 매체에 따르면 1월 반정부 시위 당시 경찰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 3명이 처형됐다. 그중에는 처음으로 10대 소년도 포함돼 있었다"라고 보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연계된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에 따르면 이란 당국은 최근 메흐디 가세미, 살레 모하마디, 사이드 다부디 3명을 현지 시각으로 목요일 오전 북무 곰주에서 공개 교수형했다. 매체는 이들이 곰 지역에서 벌어진 공격으로 경찰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에겐 '모하레베' 혐의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에 대한 전쟁'을 의미하는 죄목으로 이란이 시위 참가자나 정권 반대 인사에게 사형을 선고할 때 사용하는 혐의 중 하나다.

모하마디는 이란 국가대표 레슬링팀 소속 선수였다. 그는 2024년 러시아에서 열린 사이티예프컵에 이란 대표로 출전해 동메달을 따내기도 했지만, 10대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불과 일주일 전 19세가 됐으나 처형당하고 말았다.
모하마디의 소식은 전 세계에 충격을 안기고 있다. 심지어 인권 단체들에 따르면 이번에 처형된 세 사람은 고문을 통해 자백을 강요받으며 공정한 재판도 없이 처형됐다. '국제앰네스티'는 모하마디가 '충분한 변호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으며 제대로 된 재판이라고 보기 어려운 신속 절차를 통해 유죄 판결이 내려지고 처형이 집행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처형은 지난해 12월 시작돼 1월에 격화된 전국적인 시위와 관련한 첫 사형 사례이기도 하다.BBC는 "시위는 이란 화폐 가치 붕괴와 급등하는 생활비에 대한 분노에서 촉발됐으며, 전국 31개 주 180여 개 도시로 확산됐다. 이후 정치적 변화를 요구하는 움직임으로 확대됐고,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신정 체제에 대한 가장 심각한 도전 중 하나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란 당국의 강경 진압 과정에서 최소 7000명, 어린이 20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약 3000명이 숨졌으며 그중 상당수가 보안군과 폭도의 공격으로 희생당했다고 주장해 많은 비판을 받았다.

스포츠계에서도 추모와 반발이 이어졌다. 미국 '폭스 스포츠'는 "올림픽 선수들이 이란의 챔피언 레슬러 공개 처형에 반발하고 나섰다. 모하마디는 고작 19세였다"라며 여러 올림픽 선수들의 반응을 전했다.
봅슬레이 선수 케일리 험프리스는 "이란 정권의 행동은 혐오스럽기 그지없다. 단지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10대를 살해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것도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라는 이유로 표적이 된 것이라면 더더욱 그렇다"라며 "스포츠계에 매우 슬픈 날"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이란 출신 레슬러 사르다르 파샤에이도 "이번 사건은 정권의 잔혹함을 보여주는 일부에 불과하다. 자국민을 죽이고, 이제는 10대 선수까지 공개 처형하고 있다. 이란 스포츠는 더 이상 선수들의 것이 아니다. 혁명수비대가 통제하고 있으며, 여성 억압과 해외 선수 위협, 가족 협박까지 이어지고 있다"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여전히 위험에 처한 이들이 있고, 아직 그들을 구할 시간이 있다. 전 세계가 지금 행동해야 한다"라며 "살레의 유일한 '죄'는 시위였다. 그는 자유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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