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솔이, ‘여성암’ 투병 후 얻은 두 번째 삶..“가치관 달라져”(인터뷰①)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6.03.25 14: 42

 개그맨 박성광의 아내이자 사업가 이솔이가 암 투병 후 달라진 가치관을 전했다.
최근 OSEN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이솔이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이솔이는 근황을 묻자 “이렇게 말하면 너무 웃기지만 바쁘게, 하루하루 꽉 채워서 일하고 지낸 것 같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서 일을 하는 것보다는 그냥 제가 아프고 나서 삶의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 삶을 좀 더 꽉꽉 집중하고 싶은 걸로 채우고 싶더라”라고 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근황을 전했다.

현재 그는 쇼핑몰 브랜드를 운영하면서 라이브 커머스와 마켓 운영까지 병행하며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제약회사 재직 경험을 살려 창고형 약국들의 뷰티 제품을 유통하는 유통업을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고. 
앞서 이솔이는 20대 시절 한 차례 의류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전했던 바 있다. 당시 “너무 힘들어서 그만뒀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그럼에도 다시 쇼핑몰을 시작한 이유가 있는지 묻자 “제 성격인 것 같다.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제가 과거에 쇼핑몰 한 번 했다가 안 된 경험이 있지 않나. 그래서 다시 도전해 보고 싶었나 보다. 왠지 모르게 제가 겪은 여러 가지들로 내공이 쌓이고 디벨롭 됐으니까 다시 도전해서 잘 꾸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이상하게 저만의 징크스 같은 건데 저는 두 번째에 다 잘 된다. 그래서 저는 지금 삶도 두 번째라고 생각한다. 아팠으니까. 그래서 삶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영업도 두 번째 나갔을 때 정말 제가 있는 곳에는 다른 제약사가 들어오지 못했다. 제가 정말 일을 잘했다. 쇼핑몰도 지금 엄청 잘 되는 건 아니지만 두 번째는 더 만족스러울 것 같다는 희망이 있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이솔이는 여성 암 투병 사실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바 있다. 그는 투병 이전의 자신에 대해 “경주마였다”라고 표현했다. 반면에 투병을 기점으로 목적 없이 흘러가는 대로 살게 됐다고. 이솔이는 “저는 완전 ENTJ다.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되는 목표 지향성, 성과 중심의 사람이다. 20대부터 33살까지 그렇게 10년을 보냈는데 아팠지 않나. 사람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걸 너무 일찍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하루하루 충실한 게 전부라서 ‘내가 어떻게 살아야겠다’ 하는 것도 사실은 없다. 그냥 ‘오늘 만족스럽게 살자’가 전부다. 지금 여한 없게 살자. 후회 없이 살자. 그래서 요즘에는 모든 선택을 할 때 ‘내가 후회를 할까 안 할까’ 이걸 두고 선택한다. 후회를 안 하는 건 없겠지만 ‘이게 후회가 덜 할 것 같다’ 하는 선택을 하면서 사는 것”이라고 변화를 전했다.
이솔이는 “그전의 저는 성취와 속도전에 매료돼있었다. 지금도 ‘할 수 있다’고 외치지만 그때는 ‘왜 안돼?’ 하고 말도 안 되는 것도 되게 하려는 좋은 플레이어였다. 누가 입력하면 바로 결과를 보여줬고, 속도와 성취가 제 삶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저는 목표가 있었으니까. 20대가 되자마자 아빠가 사업을 하다가 크게 사기를 당하셔서 20살 때부터 집이 어려워졌다. 그래서 장녀니까, 첫째가 갖고 있는 그런(책임감) 게 있지 않나. 그래서 제가 스스로 돈을 많이 벌려고 노력했다. 연봉을 올리려고 했고, 인센티브 많이 받는 거에 매료돼있는 사람이었다. 회식하는 것보다 일이 좋았고, 사람들이랑 노는 것보다 성과가 나오는 사람들이랑 만나는 게 좋았다.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라고 돌이켜 봤다.
이어 “근데 지금은 시간 낭비하면서 산다. 나한테 쓰는 시간들은 너무 소중하다는 걸 깨달았다. 이제는 천천히 가도 되니까 완전 밀도 있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일을 한다는 거에 의의가 있지 성과에 그렇게 (중요성을) 두지 않는다. 물론 일머리가 10년간 쌓인 게 있기 때문에 뭔가를 했을 때 절대 대충 하거나 적당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지만 그러고 나서의 성과에는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그런 식으로 바뀌었다. 훌쩍 여행도 떠나기도 하고, 저를 위해서 잠도 잘 자고. 과거엔 속도감 있는 삶을 살았다면 이제는 밀도 있는 삶을 산다. 그리고 옛날엔 타인이 더 우선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가 우선”이라고 현재의 가치관을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를 세우는 데 있어서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고. 이솔이는 “사실 옛날에는 목표 하나를 딱 정해놓고 미친 듯이 달리는 사람이었는데 그 목표를 달성하니까 번아웃이 바로 오더라. 그래서 제가 직원 교육을 하면서 후배들을 가르칠 때 ‘목표 다음에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런 얘기를 했다. 왜냐면 목표가 끝나면 사람이 딱 놔버리니까 그렇게 말하고 다녔는데 지금은 그게 없지 않나. 그런데도 삶이 너무 행복하다. 그래서 사실 ‘CEO가 돼야지’, ‘대표가 돼야지’ 이런 것보다 열심히 그냥 하고 즐기면 그걸 느껴주시는 분들께서 같이 해주면서 (돈이) 따라오는 것 같더라. 특별히 어떤 목표를 정하지 않았다. 그냥 이렇게 후회 없이 살다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죽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특히 이솔이는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저는 여자 동생들이나 친구들 만나면 ‘너무 열심히 살려고 하지 말라’고 얘기한다. 제가 열심히 살고 있긴 한데, 30대가 감당해야 하는 역할이 많지 않나. 엄마인 사람도 있고, 딸이고, 며느리고, 아내고, 워킹맘이면 또 직장까지 있고 너무 많은 롤 들에 치여 산다. 근데 이걸 다 슈퍼맘처럼 잘 해내려고 하다 보면 결국에는 내가 아프더라. 저는 제 주변에 스스로를 어떤 역할로서 증명하지 않아도 그냥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결국 그 사람들이랑 보내는 행복한 시간의 총합이 인생이라고 볼 수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몰두해서 ‘무조건 다 잘해내야지’, ‘100점짜리 엄마가 돼야지’, ‘100점짜리 아내가 돼야지’ 하지 말고 그냥 나를 증명하지 않아도 옆에 있어 주는 사람들이랑 행복하게 보내는 데 의미를 갖고 살자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원래 남한테 기대는 법이 없었다. 근데 항암을 하니까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신생아처럼 바뀌지 않나.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엄마한테 기대고 남편한테 기대게 되더라. 근데 그렇게 누군가한테 의지하고 기댔을 때 보호를 받는다는 게 얼마나 큰 용기가 나게 하는지 알게 됐다. 날 보호해 줄 사람이 있다는 게 오히려 보호 속에 숨는 게 아니라 그 밖으로 나갈 용기를 주더라. 그런 시간이 있어야 우리가 힘을 낼 수 있더라. 저는 항상 제가 다 하려고 했다. 어린데도 그렇게 하려는 친구들 보면 괜히 그런 얘기들을 약간 잔소리 삼아 한다”라며 투병 후에야 깨닫게 된 것들을 떠올렸다.
이제는 주변에 기대는 법을 알게 됐다는 이솔이는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게 진짜 사는 것 같다. 예전에 남편이랑 ‘동상이몽’ 찍을 때 회사가 종로에 있었고 9시 출근이었다. 그때 김포에 신혼집을 짓고 있었다. 남편은 프리랜서이니 오후에 나가지 않나. ‘김포 가서 인테리어 하는 거 보고 출근해’라고 하면 되는 걸 남편을 더 재우고 싶어서 제가 5, 6시에 일어나서 김포 현장에 갔다가 다시 종로로 출근했다. 퇴근을 하고 오후 7, 8시에 오면 9시에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하고 이렇게 하루가 새벽 6시부터 밤 11시에 끝나는 삶을 살았다. 그걸 ‘동상이몽’ 찍으면서 그 집이 지어질 때까지 반복했다. 그때를 생각하면 ‘우리 엄마가 그런 내 모습을 봤으면 얼마나 속상해할까’ 싶다”라고 홀로 모든 것을 해내려 했던 시간을 전했다.
그러면서 “기댈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남편이 있으면 그렇게 좀 하지, ‘왜 바보같이 그걸 못해서 잠자고 회복할 시간 다 쪼개서 살면서 이렇게 됐나’ 이런 생각을 한다. 그런 저를 생각하면 되게 바보 같다. 이제는 안 그런다. 제 중심으로 살고 있다”라고 이제야 스스로를 돌보게 됐음을 밝혔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이솔이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