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문장 김민준(26)이 수원 삼성의 5연승을 지켜냈다. 잇단 선방으로 지난해 승격 실패의 아픈 기억을 털어내며 팬들의 응원에 보답했다.
수원 삼성은 28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5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신생팀 용인FC를 1-0으로 제압했다. 전반 3분 나온 페신의 헤더 선제골이 그대로 승부를 갈랐다.
이로써 수원은 1995년 창단 이래 최초로 개막 5연승을 질주하며 '절대 1강'의 면모를 입증했다. 비록 2부리그에서 쓴 기록이긴 하지만, 현재 수원의 기세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주는 지표다.
![[사진] 용인 미르스타디움 / 고성환 기자.](https://file.osen.co.kr/article/2026/03/31/202603311158776939_69cb51dc07a66_1024x.jpeg)
수원이 5연승을 달린 것 자체가 2017년 7월 이후 약 9년 만의 쾌거다. 또한 이날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수원은 4경기 연속 클린시트를 작성하며 승점 15로 압도적인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골문을 지킨 김민준의 활약도 빛났다. 그는 전반 7분 몸을 날려 신진호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쳐냈고, 후반엔 일대일 위기에서 유동규의 결정적 슈팅을 막아내며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경기 후 이정효 감독도 "오늘 김민준이 아니었다면 5연승도 없었을 거다. 정말 잘 준비해 줬다. 축하한다고, 덕분이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라고 칭찬했다.

수원 유니폼을 입고 첫 클린시트를 기록한 김민준.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그는 "정말 큰 의미가 있다. 기억하기로 작년에 무실점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 10경기를 넘게 했는데. 더 잘해야 한다. 팀에 도움이 되도록 계속 노력하고 공부해서 이정효 감독님 축구에 녹아들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전 골키퍼 김준홍이 23세 이하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웠고, 김민준은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발표 하루, 이틀 전쯤에 들었다.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들었다. '내가 해야 하는구나' 싶었다. 혹시나 안 갈 수도 있겠지만, 준비는 계속 하고 있었다"라고 되돌아봤다.
경쟁자이자 동료인 김준홍의 차출을 내심 바랐을 수도 있을 김민준. 그는 "아니다"라며 웃은 뒤 "난 평화주의자다. 준홍이가 대표팀에 가면 갔으니까 축하해 주겠다는 생각이었다. 제발 다치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 했다. 준홍이는 '형 준비 잘해'라고 응원해 줬다. 가기 전에 인사했다"라고 전했다.
이날 김민준은 선방 능력뿐만 아니라 빌드업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아니다. 난 내가 안다. 한참 부족하다. 오늘 운이 좋았다"라며 "감독님이 골키퍼 터치를 많이 신경 쓰셔서 아직 좀 어렵다. 전혀 안 하던 공간 활용이나 터치를 미리 계속 머릿속에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많이 시도하고 실패하고 있다. 감독님께 만족을 드리려면 엄청 노력해야 한다. 많이 멀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2000년생 김민준은 팀 내에서 백업 골키퍼의 입지인 만큼 고충이 적지 않을 터. 지금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베테랑 골키퍼 양형모까지 복귀한다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김민준은 프로답게 성숙한 답변을 내놨다. 그는 "도전하는 재미도 있고, 경기를 하는 재미도 있다. 스트레스를 받진 않는다. 경기 준비를 하면서 재미를 찾는 편이다. 같이 웃으면서 파이팅 있게 준비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몸을 망가뜨릴 정도로 열심히 한다"라며 "수원 같은 팀에는 더 수준 높은 골키퍼가 있는 게 당연하다. 나도 그런 골키퍼가 되려고 노력하는 거다. 보고 배우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사실 김민준은 지난해 제주SK와 승격 플레이오프(PO)에서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그는 1차전에서 판단 미스로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2차전에서도 팀 패배를 막지 못하며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렇기에 이번 활약이 더 의미 있을 터.

김민준은 언제나 우렁찬 응원을 보내주는 수원 서포터즈 이야기가 나오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은 기본이다. 작년에도 겪었지만, 다시 생각하기 싫을 정도로 너무 죄송하다. 저렇게 열심히 응원해 주시는데 내가 실수를 하거나 나 때문에 졌을 때 미안함이 너무 크다"라고 고백했다.
끝으로 김민준은 "당시 응원 메시지를 정말 많이 받았다. 물론 질책도 많았지만, 응원이 훨씬 많았다. 그래서 더 자극받았다. 수원이 이렇게 큰 팀이니까 그에 대해 부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더 노력해서 안 미안할 수 있도록 잘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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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수원 삼성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