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정상 궤도를 회복할 것이지만, 결국 시즌 초반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로 연달아 벌어지고 있다. 비시즌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던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원중이 아직 본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롯데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롯데는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4-5로 9회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4-2로 앞서던 경기에서 추가점을 뽑지 못하며 접전이 이어졌고 8회 필승조 정철원이 NC 신인 신재인에게 동점 투런포를 허용했다. 그리고 9회 마무리 김원중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날 김원중은 자동고의4구 포함, 볼넷 3개를 헌납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김원중은 4-4로 맞선 9회 올라온 김원중은 선두타자 김주원을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하면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문제는 이후였다. 박민우와 2볼 2스트라이크 승부를 펼쳤다. 5구부터 3연속 파울이었다. 포크볼을 결정구로 던졌지만 커트가 됐다. 결국 패스트볼 승부를 펼치다가 우익수 방면 2루타를 허용했다.
1사 2루 끝내기 위기에 몰린 김원중은 거포 데이비슨에게는 포크볼로 계속 유인했지만 실패했다. 볼넷을 내보냈다. 박건우를 상대로도 3구 연속 볼이 나왔고 또 폭투까지 범했다. 박건우를 자동고의4구로 내보냈다. 1루를 채우고 만루에서 김휘집을 만났다. 김휘집을 상대로도 볼이 먼저 들어갔고 풀카운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지만 결국 볼넷이 나왔다.

이날 김원중은 패스트볼 구속이 시속 145km였다. 140km 초반대를 형성했다. 김원중은 150km를 넘나드는 공을 던지지는 않지만,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구속에 2400~2500 RPM(분당 회전수)을 기록하는 묵직한 공을 뿌렸다. 여기에 리그 최정상을 다투는 포크볼로 타자들을 요리해나갔다. 풀카운트에서도 포크볼을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배짱은 롯데 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이 모든 건 김원중의 컨디션이 정상일 때의 얘기다. 김원중은 여전히 제 컨디션이 아닌 듯 하다. 비시즌 고향 광주에서 차를 폐차 시켜야 할 정도의 대형 교통사고를 당했다. 늑골 미세골절 부상이 따라왔다. “이만하면 다행이다”라고 스스로도 되내일 정도로 심각한 사고였다.
김원중은 부지런히 재활을 했고 결국 개막전 엔트리에 포함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너무 이른 감이 없지 않았다. 부상 회복 이후 라이브피칭 1번, 시범경기 등판 2번을 하고 곧바로 개막전에 투입됐다. 결국 3월 2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의 개막전, 6-1로 5점 차 앞서던 9회 올라왔지만 1이닝을 매듭짓지 못한 채 ⅓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뒤이어 신인 박정민이 올라와서 9회 위기를 삭제시켰다. 신인 개막전 세이브라는 롯데 최초의 기록을 달성했다.

그러나 이튿날인 29일에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안정궤도를 찾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1일 NC전, 다시 타이트한 상황에서는 김원중이 아직 정상 페이스가 아니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신체적인 교통사고 후유증은 물론, 구단 차원에서 후유증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다. 하지만 경기 결과와 연결되는 부분이다 보니 민감한 반응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러나 김원중은 롯데에서 통산 164세이브를 기록한 확고부동한 마무리 투수다. 롯데 구단 최다 세이브 기록 보유자이고, 리그 전체를 봐도 김원중만한 마무리 투수를 찾기 힘들다. 김원중은 마무리로 전향한 2020년 이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세이브를 수확한 투수다.
현재의 상황과 고민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당장 김원중을 좀 더 편한 상황에 올라오게 하고 다른 투수를 마무리로 쓰는 방법이 가장 편한 방법이다. 잠시나마 마무리 경험이 있는 최준용, 정철원 등이 임시 마무리 투수로 보직을 변경하면 된다. 하지만 그러면 6~8회 던져야 할 투수의 숫자가 줄어든다. 신인 박정민도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결단이 필요하다.

김원중이라는 상징성을 배제할 수도 없고, 현재 컨디션이라면 보직을 맞바꾼 투수의 자리에 들어가더라도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좋았을 때의 김원중처럼 승리를 매듭지을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7월 중순, 김원중이 약간의 어깨 불편함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경기들에서 김원중의 공백을 뼈저리게 체험했다. 최준용, 정철원 등이 마무리 투수로 나섰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방법도 하나지만, 대신해서 올라올 투수도 마땅치 않다. 홍민기, 이영재 등 강속구 좌완 투수들이 올라오면 최상이지만 2군에서도 아직 페이스를 못 찾고 있다. 구승민, 김태혁 등 베테랑 투수들도 후보군에 있지만 시속 140km 초중반의 공을 뿌린다. 김원중과 상황이 다르지 않다. 2군에서는 또 긴장감도 떨어지기에 대부분의 투수들 구속이 최대치로 찍히지 않는다. 김태형 감독 역시 이 지점을 생각했고 1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까지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개막시리즈 2승 이후 내리 2연패를 당했다. 마무리 투수의 끝내기 패배는 다소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려했던 리스크가 터졌고, 뼈아픈 결과지만 감당을 해야 한다. 롯데는 과연 마무리 투수 자리를 어떻게 해야 할까, 대안도 마땅치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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