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이 찍은 ‘키 플레이어’가 결국 답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좌완 필승조 배찬승이 시즌 첫 홀드를 신고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배찬승은 지난해 데뷔 시즌부터 1군 풀타임을 소화하며 19홀드를 기록, 김태훈과 함께 팀 내 공동 1위에 올랐다. 신인답지 않은 배짱과 구위로 불펜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진만 감독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배찬승을 올 시즌 키 플레이어로 지목했다. 그는 “스프링캠프부터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지난해 풀타임을 소화했고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더 성장했다”며 “리드 상황에서 상대를 압박할 수 있는 힘을 가진 투수다. 제구도 좋아져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출발은 흔들렸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지난달 29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7회 백투백 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사령탑은 “이제 첫 경기일 뿐이다. 예방 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자신 있게 자기 공을 던지길 바란다”고 감싸 안았다.
그리고 곧바로 반등했다. 배찬승은 1일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안정적인 투구를 선보인 데 이어 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는 가장 중요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 제 역할을 해냈다.
2-1로 앞선 8회. 선두 타자 최원준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김현수를 2루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다. 이어 안현민의 안타와 수비 실책으로 2사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외국인 타자 샘 힐리어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배찬승은 9회 김재윤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삼성은 2-1 승리를 지키며 3연승을 달렸다.

경기 후 배찬승은 구단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힘든 경기였지만 잘 싸워 이길 수 있어 다행”이라며 “코치님께서 ‘힘 빼고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해주셔서 편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삼진 이후 포효 장면에 대해서는 “저도 모르게 나온 거라 기억이 잘 안 난다”고 웃었다.
박진만 감독 역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불펜 투수들이 모두 자기 역할을 해줬다”며 “이 흐름을 오래 유지했으면 좋겠다. 특히 강민호의 리드가 투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기대 속에 시작해 흔들림도 겪었지만, 결국 다시 올라섰다. 배찬승이 보여준 첫 홀드는 단순한 기록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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