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 돌아온 ‘다큐멘터리 3일’..그래, 이 맛이지! [Oh!쎈 리뷰]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6.04.07 07: 38

돌아온 ‘다큐멘터리 3일’은 그 시절의 여운을 시청자들에 그대로 전달했다.
6일 전격 부활한 KBS ‘다큐멘터리 3일’은 서울의 대학가를 가로지르는 ‘273번 버스’의 72시간을 담아냈다.
처음은 카메라를 보며 반가워하는 승객들의 웃음으로 시작됐다. ‘다큐멘터리 3일’의 부활에 기뻐하는 승객들과 함께 제작진들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시작했고, 내레이션 역시 ‘다큐멘터리 3일’ 하면 떠오르는 가수 유열이 맡았다.

서울 내 10개 대학을 거치는 ‘청춘 버스’라는 수식어답게, 방송에는 여러 대학생들이 카메라 앞에 얼굴을 비추고 자연스럽게 고민을 터놨다. ‘밥약’을 하러 버스를 탔다는 대학생 조영호 씨부터, 옷을 사러 간다는 대학생의 말에 웃음을 보인 32살 대학원생 유성종 씨, ‘오징어게임’을 본 뒤 한국을 좋아하게 됐다는 독일인 페르디난트 씨까지. 273버스는 다양한 사람들의 꿈과 희망을 태우는 공간이었다.
눈길을 끄는 한 남성도 등장했다.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가는 버스를 3대나 놓친 뒤 273버스에 올라탄 이혁인 씨는 올해 9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방금 헤어진 여자친구를 보고 싶어 눈물을 흘린 이혁인 씨는 결혼을 앞두고 여자친구에 ‘D사’ 가방을 선물해주려고 했으나, 파란불이 뜬 주식 때문에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AI 시대에 고민이 많다는 컴공과 대학생의 넋두리도 눈길을 끌었다. 통학시간에도 책을 읽고 있던 이채령 씨는 “제가 반수해서 대학교에 왔다. 반수해서 고려대에 온거라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살아보자는 생각에 뭘 공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학교 1학년이라는 말에 제작진이 놀라자, 이채령 씨는 “컴퓨터공학과가 지금 비상이 걸린 게 AI가 너무 발전해서 일자리 없다고 해서.. 너무 놀기만 하면 저도 백수가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라고 털어놨다. 그에게 청춘은 ‘어영부영 살다가 놓치는 것’이라고.
아울러 버스 안에서 의외의 ‘밥약’이 잡히기도 했다. 신입생 박병재 씨는 OT를 놓치면서 선후배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고, 아는 선배를 만나서 밥을 얻어먹는 꿈 역시 실현하지 못했다고.
앞자리에 앉아 이를 듣던 4학년 임찬주 씨는 “홍대생이세요? 제가 4학년인데 밥 사드릴게요”라고 말을 걸었고, 두 사람은 약속을 위해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교환하며 헤어졌다. 임찬주 씨는 “새내기가 불쌍하게 밥도 못 얻어먹고 있어서..”라며 말을 건 이유를 설명했고, 박병재 씨에 메뉴를 골라놓으라고 덧붙이며 자리를 떴다.
‘다큐멘터리 3일’의 귀환과 함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에피소드도 전해졌다. 제작진을 부른 강두환 기사는 “아버지가 인터뷰는 안하고 화면에 잠깐 나왔다. 차에 타고 계신 모습 3초 분량, 제가 기억하고 있다. 아들인 제가 이제 운전하고 있는 거고”라며 남다른 인연을 고백했다.
대를 이어 273버스를 운전 중이라는 강두환 기사는 14년 전 방송을 종종 보게 된다고. 그는 “아버지 기일이 매월 7월인데, 매번 한번씩 보면서 아버지 기억하려고 한다. 잊어버릴까봐 무서워서, 기억하려고”라고 이야기했다.
촬영 마지막 날, 의외의 인물을 다시 만나기도 했다. 바로 선배와 즉석 밥약을 잡았던 박병재 씨. 그는 선배와 밥을 먹었다며 “어제 점심 먹었다. 밥 같이 먹었다. 너무 맛있어요. 이게 밥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맛있다”며 만족의 웃음을 보였다.
이렇게 ‘273버스’의 72시간이 마무리됐다. 4년 만에 돌아온 ‘다큐 3일’은 그 감성 그대로를 유지하며 평범하게 지나가는 찰나의 시간이, 그리고 스쳐지나가도 이상하지 않은 우연의 순간이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가를 다시 한번 시청자들에 전달했다.
돌아온 ‘다큐 3일’이 앞으로 보여줄 이야기가 더욱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오는 11일 방송되는 ‘다큐멘터리 3일’은 진해 해군 군악대, 의장대를 주인공으로 배우 박보검이 내레이션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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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다큐멘터리 3일’ 제공,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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