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 스윕, 충분히 가능하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현대캐피탈이 사상 첫 대역전을 정조준했다. 중심에는 레오와 허수봉이 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1, 2차전을 내주며 궁지에 몰렸지만, 안방에서 반격의 서막을 열었다.

에이스들의 존재감이 빛났다. 레오가 23득점, 허수봉이 17득점을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는 무려 40점을 합작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레오와 허수봉의 시선은 과거가 아닌 ‘반전’에 향해 있었다.
먼저 레오는 2차전 판정 논란을 떠올리며 “경기 후 기분이 좋지 않았다. 승리를 도둑맞은 느낌이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다만 “이제는 그 상황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의 일부라고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허수봉 역시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는 “레오의 마지막 서브 영상을 수십 번 돌려봤다. 원래도 경기 후 쉽게 잠들지 못하는데 그날은 더 힘들었다”며 “이긴 경기라고 생각했기에 멘탈이 많이 흔들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선수들끼리 긍정적인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다시 마음을 잡았다”고 말했다.

사령탑도 같은 흐름을 읽었다. 필립 블랑 감독은 “선수들의 분노가 기폭제가 된 것 같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경기를 풀어갔고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다”며 “팬들이 만들어준 분위기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대한항공이 천안에서 우승하는 건 못 본다. 4차전도 반드시 잡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제 남은 건 역사다.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리버스 스윕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현대캐피탈은 그 ‘불가능’에 도전한다.
허수봉은 “확률은 낮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는 리버스 전문이다. 경기력으로 증명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레오 역시 “체력이 얼마나 버텨줄지가 관건이지만, 힘든 경기일수록 더 좋다. 무조건 이긴다고 확신한다”며 “훈련 후 충분히 쉬고, 어머니가 해주신 음식을 먹으면 힘이 난다”고 웃었다.
분노로 시작된 반격, 그리고 역사에 대한 도전. 현대캐피탈이 ‘불가능’을 현실로 바꿀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