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길었던 침묵 끝에 손흥민(34, LAFC)이 골맛을 봤다. 두 달 가까이 이어진 무득점, 10경기 연속 침묵, 미국 현지에서 쏟아진 에이징 커브 논란까지. 손흥민은 단 한 번의 슈팅으로 모든 이야기를 끝냈다.
LAFC는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8강 1차전에서 크루스 아술을 3-0으로 완파했다. 손흥민의 선제골, 다비드 마르티네스의 멀티골이 승부를 갈랐다.
시선은 모두 손흥민에게 쏠렸다. 그는 올 시즌 첫 경기였던 레알 에스파냐전에서 페널티킥으로 득점한 뒤 무려 10경기 동안 골이 없었다. MLS에서도, 챔피언스컵에서도, 3월 대표팀 평가전에서도 침묵했다. 지난 올랜도 시티전에서 전반에만 도움 4개를 기록하며 살아나는 듯했지만, 골이 없다는 이유로 의심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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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에서는 "이제는 예전 손흥민이 아니다", "최전방에 세우기엔 날카로움이 떨어졌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손흥민은 말하지 않았다. 대신 경기장에서 답했다. 프리미어리그보다 한참 수준이 떨어지는 미국에서 나온 평가이기 때문에 다소 충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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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30분이었다. 마티외 쇼이니에르가 오른쪽 측면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빠르게 치고 들어간 뒤 문전으로 낮고 빠른 컷백을 연결했다. 손흥민은 수비 사이를 파고들었다. 몸을 날리며 왼발을 갖다 댔다. 공은 골키퍼가 비운 골문 오른쪽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
손흥민의 시즌 2호 골이었다. 공식전 첫 필드골이었다. 무엇보다 두 달 가까이 이어졌던 무득점 행진을 끊어낸 한 방이었다.
골이 터지는 순간 BMO 스타디움은 뒤집혔다. 손흥민은 두 팔을 벌린 채 포효했다. 동료들이 몰려와 그를 끌어안았다. 답답함도, 부담도, 비난도 모두 함께 터져 나오는 듯했다.
이날 손흥민의 기록은 화려하진 않았다. 89분을 뛰며 볼 터치 39회, 패스 성공률 79%(23/29)를 기록했다. 드리블 성공은 없었고, 기회 창출도 1회뿐이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숫자가 있었다. 슈팅 1개, 유효슈팅 1개, 골 1개였다.
손흥민의 기대득점(xG)은 0.49, 유효슈팅 기대득점(xGOT)은 0.59였다. 상대 박스 안에서 단 한 번 공을 잡았고, 그 한 번을 그대로 골로 연결했다. 손흥민이 왜 손흥민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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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골로 흐름을 열자 LAFC도 살아났다. 전반 39분 다시 쇼이니에르가 역습 상황에서 반대편으로 침투하던 마르티네스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마르티네스는 박스 오른쪽에서 왼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후반에도 흐름은 계속됐다. 후반 13분 크루스 아술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마르티네스가 다시 왼발로 마무리하며 3-0을 만들었다.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 교체될 때까지 활발하게 움직였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드니 부앙가의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는 패스도 넣었다. 수비 가담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걷어내기와 헤더 클리어를 하나씩 기록했고, 파울 두 개를 얻어냈다.
크루스 아술은 몇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가브리엘 페르난데스의 헤더, 호세 파라델라와 루카 로메로의 중거리 슈팅이 이어졌다. 그렇지만 위고 요리스가 모두 막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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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날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다. 오래 기다렸던 골이 드디어 나왔다. 에이징 커브라는 말도, 무득점이라는 꼬리표도 잠시 멈췄다. LAFC는 3-0 완승으로 4강행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그리고 손흥민은 가장 손흥민다운 방식으로 돌아왔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