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전설이 안필드를 떠난다. 앤디 로버트슨(32)이 9년 만에 리버풀과 작별한다.
리버풀은 10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로버트슨이 이번 시즌 종료 후 리버풀을 떠난다. 그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게 됨을 확인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리버풀은 "스코틀랜드 대표팀 주장인 로버트슨은 안필드에서 매우 성공적인 9시즌을 보낸 뒤 올여름 계약 만료로 클럽을 떠나게 된다. 그는 지금까지 통산 373경기에 출전하며 최근 수년간의 성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명실상부한 리버풀 레전드로서 팀을 떠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슨의 고별식은 시즌 종료 후 치러진다. 리버풀은 "로버트슨의 리버풀에서 유산을 축하하는 일은 시즌이 끝나기 전까지는 미뤄질 예정이다. 등번호 26번인 그는 2025-2026시즌을 최대한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전적으로 집중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994년생 로버트슨은 리버풀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역 중 한 명이다. 그는 2017년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고, 위르겐 클롭 전 감독 밑에서 유럽 최정상급 레프트백으로 발돋움했다.
당시 이적료는 단돈 800만 파운드(약 159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로버트슨은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주전으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 우승 2회, FA컵 우승 1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우승 1회 등에 힘을 보탰다. 2018-2019시즌엔 결승전에서 손흥민이 뛴 토트넘을 무너뜨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기도 했다.
물론 나이가 나이인 만큼 로버트슨도 이제는 전성기에서 내려온 자원이다. 그는 새로 영입된 밀로시 케르케즈에게 밀려나 백업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토트넘 이적을 추진하기도 했으나 리버풀이 대체자를 찾지 못하면서 무산됐다.
하지만 이는 예견된 작별을 반년 늦출 뿐이었다. 로버트슨도 앞서 작별이 확정된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안필드를 떠나게 됐다. 한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는 리버풀이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토트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나폴리, 유벤투스 등 여러 클럽이 로버트슨을 주시하고 있다.

리버풀과 9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한 로버트슨. 그는 "이제 공개가 돼서 조금은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지난 몇 달간 가장 힘들었던 건 훈련장에서 가까운 사람들조차도 몰랐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이 몰랐다는 점"이라며 지금이야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리고 이번 시즌이 내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릴 때라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로버트슨은 "리버풀 같은 클럽을 떠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지난 9년 동안 내 삶과 가족의 삶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해왔다. 하지만 선수들은 떠나고, 사람들도 떠난다"라며 "축구는 계속 흘러가고, 팀도 변화한다. 이제는 내가 새로운 길로 나아갈 때"라고 안녕을 고했다.
이어 그는 "리버풀은 언제나 훌륭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나는 9년 동안 이 클럽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후회는 거의 없다. 인간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 이 클럽은 항상 내게 전부일 것이고, 팬들도 마찬가지다. 정말 대단한 여정이었다"라고 되돌아봤다.
끝으로 로버트슨은 "내가 레전드인지 아닌지는 다른 사람들이 말하게 두겠다. 나를 잘 알겠지만 나는 그런 걸 절대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 9년은 항상 웃으며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때로는 감정이 북받치기도 한다. 지금은 아니지만, 작별 인사는 쉽지 않을 거다. 하지만 그 또한 해야 할 일이고, 우리가 함께한 9년을 기념할 순간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finekosh@osen.co.kr
[사진] 리버풀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