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수 대구FC 감독이 착잡함을 숨기지 못했다.
대구FC는 11일 오후 2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하나은행 K리그2 2026 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수원FC와 2-2로 비겼다. 먼저 두 골을 허용하며 끌려갔지만, 전반 막판 터진 박기현의 만회골과 후반 막판 에드가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날 무승부로 대구는 4경기째 무승(2무 2패)을 이어가게 됐다. 개막 후 3연승을 달리며 우승 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수비 불안이 겹치면서 주춤하고 있다. 순위는 3승 2무 2패, 승점 11로 리그 4위.

패배는 면했지만, 만족할 순 없는 결과다. 특히 대구는 실점 과정에서 수비 집중력이 너무나 아쉬웠다. 경기 시작 약 1분여 만에 수비 라인이 깨지면서 허망하게 선제골을 내줬다. 전반 17분 손승민이 박스 안에서 상대를 무리하게 잡아끌며 페널티킥을 헌납,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병수 감독의 얼굴도 어두웠다. 그는 "오늘도 승리는 못했다. 초반부터 경기가 정말 이상하게 흘러갔다. 너무 어이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골 뒤진 상황에서 따라잡은 건 크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후반에 류재문과 세징야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들어가서 자기 몫을 잘해줬다. 그게 대구FC의 본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병수 감독은 "오늘 팬분들이 질책도 많이 해주셨다. 마음이 착잡하다. 속마음을 다 까뒤집을 수도 없고"라며 이제 반전시킬 수 있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4월을 잘 넘기고, 부상자가 더 돌아오고 하다 보면 지금보다는 힘이 생길 거다. 오늘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아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김병수 감독의 쓴소리는 계속됐다. 그는 "좀 이상했다. 여러 모로 이상했다. 첫 번째 실점도 우리가 계획했던 형태에서 너무나 벗어나 있었다. 며칠간 충분히 연습을 했는데 왜 그렇게 흥분하고, 라인을 많이 올렸는지 선수들과 얘기해 봐야 할 거 같다. 두 번째 골은 많이 이상했다. 시작부터 굉장히 어려웠다"라고 전했다.
그래도 승격 경쟁을 펼치는 수원FC를 상대로 승점 1점을 가져온 건 추후 더 값지게 느껴질 수 있다. 김병수 감독은 "마무리가 썩 좋다곤 할 수 없지만, 썩 나쁘다고 할 순 없을 거 같다"라며 "상대가 수원FC이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본다. 다른 팀이었다면 실망스러웠을지 몰라도 경쟁팀인 상대도 부족한 승점을 가져갔다"라고 평했다.

착잡하다는 말은 어떤 뜻일까. 김병수 감독은 "글쎄다"라며 잠시 생각한 뒤 "난 이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어쩌면 한국 사회에선 이 정도 나이면 커리어의 끝을 향해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난 작년에 어려운 상황서도 대구를 맡았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했다. 올해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그는 "우리 대구FC도 반성할 건 있다. 우리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팀이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생각보다 이 생존의 게임이 굉장히 힘들다. 우리 역시 이기기에 충분한 팀이라고 보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서로 경각심을 갖고, 지금보다 배로 더 노력해야 할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전 최대 30분 출전을 예고했던 세징야가 후반전 45분을 통째로 소화했다. 김병수 감독은 "굉장히 무리였다. 하지만 세징야는 우리 팀의 상징적인 존재다. 그가 서 있다는 것 자체로 선수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는다.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늘 좋은 퍼포먼스는 거의 안 나왔다. 하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본인이 선뜻 나서줬다. 아주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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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