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크리스 플렉센의 공백을 메울 수 있을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는 11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2026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1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렸다.
1회초 선두타자 석정우를 3루 루킹 삼진으로 잡고 쾌조의 출발을 보였으나 김창평에게 중전안타,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폭투를 범해 1사 3루에 몰렸다. 이영하는 타석에 있던 최준우를 헛스윙 삼진, 하재훈을 1루수 땅볼로 막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이영하는 0-0이던 2회초 선두타자 류효승에게 선제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2B-1S 불리한 카운트에 몰린 가운데 4구째가 비거리 125m 좌중월 솔로홈런으로 이어졌다.
신범수를 2루수 뜬공, 이원준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늘린 이영하. 하지만 2사 후 집중력이 급격히 흔들렸다. 문상준에게 초구 좌전안타를 맞은 뒤 홍대인을 만나 9구 승부 끝 우전안타를 허용하며 1, 3루 위기에 처했다.
이영하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0-1로 뒤진 2회초 2사 1, 3루에서 김호준에게 바통을 넘기고 아쉽게 경기를 마쳤다. 김호준이 후속타자 석정우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승계주자 1명이 홈을 밟는 불운까지 따랐다.
2019년 17승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이영하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방황하다가 불펜으로 정착해 작년 11월 4년 52억 원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영하는 불펜 임무를 맡으면서도 매 년 선발 복귀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고, 김원형 감독 부임과 함께 선발 경쟁에 참가하며 마침내 17승 영광 재현 기회를 얻었다.
고액 연봉 및 선발 복귀에 대한 부담이 컸을까. 이영하는 시범경기에서 2경기 평균자책점 7.71의 난조를 보인 뒤 4, 5선발 최종 모의고사였던 3월 27일 퓨처스리그 SSG 랜더스전에서 3⅔이닝 5실점(3자책)으로 또 흔들렸다. 당초 4선발 자리가 유력했던 이영하는 결국 선발 경쟁 탈락과 함께 2군행을 통보받았고, 김원형 감독은 최승용, 최민석을 최종 4, 5선발로 낙점했다.

그런 이영하에게 다시 기회가 찾아왔으니 에이스 크리스 플렉센이 부상 이탈하며 로테이션에 자리가 생긴 것. 플렉센은 지난 3일 한화 이글스와 홈 개막전에서 우측 어깨 견갑하근이 부분 손상되며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4주간 회복 후 재검진을 받는 스케줄이 잡혔고, 김원형 감독은 장고를 거듭한 끝에 대체 선발로 이영하를 낙점했다.
이영하는 지난 9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경기가 우천 취소됐다. 이에 15일 인천 SSG 랜더스전으로 등판이 밀렸는데 1군 복귀를 나흘 앞두고 치러진 리허설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영하는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문학에서 17승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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